[金과장 & 李대리] 여직원과 택시 탔을 뿐인데 "둘이 밤새…" 황당한 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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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억울한 일 - 아이디어 별로라던 상사, 내 기획안으로 칭찬받아
열심히 보고서 작성했는데 상사가 수정해 엉망진창
재택근무 해도 된다더니 근무표 작성 안해 수당 못받아
얌체 상사 한 명 때문에 몸도 마음도 지치네
열심히 보고서 작성했는데 상사가 수정해 엉망진창
재택근무 해도 된다더니 근무표 작성 안해 수당 못받아
얌체 상사 한 명 때문에 몸도 마음도 지치네
대기업 총무팀의 강 대리는 최근 보고서 때문에 스트레스받는 일이 있었다. 열심히 보고서를 작성했는데, 바로 위의 이 과장이 수정한답시고 맞춤법을 죄다 틀리게 고쳐 올린 것. ‘예컨대’는 ‘예컨데’로, 결론을 얘기할 때 쓰는 ‘그러므로’는 ‘그럼으로’로 바뀌어 있었지만, 강 대리는 그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
며칠 후 부장이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강 대리를 불렀다. “강 대리, 초등학교는 제대로 나왔나? 맞춤법의 기본도 안 돼 있으면서 무슨 보고서를 쓴다고…. 이 과장은 후배가 맞춤법을 제대로 모르면 고쳐줘야 할 것 아냐!” 하지만 이 과장은 자기 잘못이란 말은 죽어도 하지 않고 “다 잘 가르치지 못한 제 불찰”이라며 은근히 넘어가는 게 아닌가. 얌체 상사 때문에 강 대리만 초등학교 졸업을 의심받는 ‘바보’로 찍혔다고.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억울한 일을 겪을 때가 많다. 본인과 상관없는 일로 상사에게혼이 나기도 하고, 이유 없이 덤터기를 쓰기도 한다. ‘아니꼬우면 출세하라’는 말이 실감 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김과장, 이대리들의 억울한 사연을 모아 봤다.
◆오해는 오해를 낳고
식품회사 홍보팀의 강 주임은 얼마 전 얼굴이 화끈해지는 경험을 했다. 팀 업무 특성상 인터넷상에서 자료를 검색할 일이 많은데, 실수로 악성코드가 넘쳐나는 게시판에 들어간 게 화근이었다. 게시판 글을 클릭하는 순간 낯 뜨거운 ‘19금’ 사이트가 팝업으로 떴고, 그는 깜짝 놀라서 황급히 게시판을 닫았다. 하지만 악성코드에 이미 감염된 강 주임의 컴퓨터는 1분에 한 번씩 19금 사이트를 자동으로 띄웠고, 때마침 지나가던 팀장이 모니터를 보게 된 것. 팀장은 놀라서 눈길을 돌리고 헛기침만 했다.
강 주임은 결국 전산실에 전화를 걸었고, 전산실에서는 “원격 조정으로 고쳐주겠다”며 모니터 원격 조정을 시작했다. 하지만 약 5분간 진행된 원격 조정 작업 시간동안 강 주임은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그는 “제가 보려고 한 게 아니니까 절대 오해하지 말아달라”고 신신당부했지만, 다 믿는 눈치는 아니었다. “강한 부정이 오히려 긍정처럼 느껴지나 보더라고요. 저 절대 변태 아닙니다!”
지난해 입사한 박모 사원은 새로운 팀에 배치받고 깜짝 놀랐다. 바로 옆 부서의 대리가 고등학교 후배였던 것. 첫눈에 알아봤지만 ‘대리님’이라고 부르고 모시기가 민망해 복도만 나가면 일부러 땅만 보고 다녔다. 구내식당에 가도 후배와 마주칠까 봐 늘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확인하곤 했다. 다행히 서로 모른 채 몇 주가 지났는데, 갑자기 부장이 그를 불렀다. “자네, 신입사원이 왜 그러고 다니나. 패기도 없이 만날 고개를 푹 숙이고 다니고 무슨 죄라도 졌나? 그렇게 안 봤는데, 쯧.”
◆얌체 상사 때문에
최 대리는 매사에 열심인 ‘열혈 사원’이다. 회의를 앞두면 항상 가장 많은 아이디어를 제출했고, 기획 거리가 확정되면 주말에도 나와서 일했다. 그런데 ‘기획통’으로 불리는 황 과장이 직속 상사가 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황 과장은 보고를 받으면 “일단 보류”라며 갖고 있다가, 부장에게 하나씩 내놓곤 하는 ‘얌체짓’을 일삼았다.
부장의 반응이 좋으면 “한 달 전부터 준비해온 기획”이라고 자신이 공을 가로채고 대신 칭찬을 받았다. 그런데 지적이 나오면 “신 대리가 온 지 얼마 안 돼 아직 적응을 못 한 것 같다”고 두둔하는 척하면서 잘못을 돌리는 것이 아닌가. 최 대리는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는데도 지난해 말 인사평가에서 C를 받았다고. “요즘엔 의욕이 떨어져서 칼퇴근하고 주어진 일만 대충해요. 누구 좋으라고 그렇게 열심히 했는지 모르겠어요.”
◆내 수당 내놔!!
마케팅팀 전 대리는 최근 시작한 팀 프로젝트 때문에 주말에도 근무를 해야 했다. 그런데 상사가 “둘 다 회사에 나올 필요 없을 것 같으니 내가 나오는 날은 재택근무를 해도 좋다”며 호의를 베풀어 그는 내심 흐뭇했다. 고마운 마음에 몸은 집에 있어도 회사에 나간 것 못지않게 열심히 자료를 만들어 올리고 보고한 그였다.
그런데 월말에 그의 감사는 분노로 바뀌었다. 상사가 주말 근무표에 자신의 이름만 표시해 주말 근무 수당을 하나도 받지 못한 것. 전 대리는 회사에 항의했지만 “근무표에 작성을 안 해서 지나간 것은 어쩔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모르고 깜빡했는데 미안하게 됐다”며 사과하는 상사에게 그는 한마디만 외치고 싶었다고. “그럼 당신 수당 내놔!!!!”
◆남자라서 억울해
대기업 허모 사원은 최근 회사 워크숍 때 운전기사 노릇을 하느라 몸살이 났다. 여직원들을 끔찍이 아끼는 팀장이 “연약한 여자들에게 운전을 시킬 수 있느냐”며 남자인 그에게 운전을 시킨 것. 서울에서 지방까지 묵묵히 운전을 하는 그의 뒤에서 여직원들은 자기들끼리 간식을 먹으며 팀장과 ‘폭풍수다’만 떨었다. 현지에서도 내내 기사 노릇을 한 것은 물론 돌아오는 길에도 단 한 번의 ‘대타’도 없었다. 서울에 와서 ‘이제 좀 쉬나’ 하는 찰나, 팀장은 다시 말을 꺼냈다. “어이구, 그냥 집에 가려고? 매너가 없어! 여자들은 집 앞까지 데려다 주는 거야~.”
서울 한 바퀴를 돌고 돌아 여직원들을 일일이 집 앞까지 내려다 주고 온 후, 그는 팀장에겐 차마 못 하고 꾹꾹 참았던 말을 친구에게 쏟아냈다. “걔들 사실 서울에서 부산까지도 지들끼리 차 몰고 놀러다니는 애들이야. ‘난 술먹어도 베스트 드라이버’라면서 자랑하는 애들인데, 내가 대체 왜!!!!”
◆과도한 친절이 오해로
재무팀의 김모 대리는 얼마 전 회사 근처에서 회식을 한 후 억울한 소문의 주인공이 됐다. 부서 사람들끼리 술을 거나하게 마신 후 택시를 잡고 있다가 앞을 보니 임원 여비서 역시 택시 잡고 있는 게 아닌가. 여자가 늦은 시간 택시를 잡고 있는 게 안쓰러워 그는 “어디로 가느냐”고 물어봤다. 마침 집 방향이 비슷해 함께 택시를 타자고 제안했고, 10분 정도 택시를 기다려 함께 귀가하게 됐다. 그런데 회사 근처라 다른 부서 직원들이 둘이 함께 택시를 타는 장면을 목격했던 것. “대리가 임원 비서를 꼬셨다느니, 둘이 밤에 몰래 만나서 집에 같이 갔다느니 온갖 뜬소문에 시달렸어요. 그날 이후 여직원과는 절대 합승 안 합니다.”
정소람/윤정현 기자 ram@hankyung.com
며칠 후 부장이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강 대리를 불렀다. “강 대리, 초등학교는 제대로 나왔나? 맞춤법의 기본도 안 돼 있으면서 무슨 보고서를 쓴다고…. 이 과장은 후배가 맞춤법을 제대로 모르면 고쳐줘야 할 것 아냐!” 하지만 이 과장은 자기 잘못이란 말은 죽어도 하지 않고 “다 잘 가르치지 못한 제 불찰”이라며 은근히 넘어가는 게 아닌가. 얌체 상사 때문에 강 대리만 초등학교 졸업을 의심받는 ‘바보’로 찍혔다고.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억울한 일을 겪을 때가 많다. 본인과 상관없는 일로 상사에게혼이 나기도 하고, 이유 없이 덤터기를 쓰기도 한다. ‘아니꼬우면 출세하라’는 말이 실감 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김과장, 이대리들의 억울한 사연을 모아 봤다.
◆오해는 오해를 낳고
식품회사 홍보팀의 강 주임은 얼마 전 얼굴이 화끈해지는 경험을 했다. 팀 업무 특성상 인터넷상에서 자료를 검색할 일이 많은데, 실수로 악성코드가 넘쳐나는 게시판에 들어간 게 화근이었다. 게시판 글을 클릭하는 순간 낯 뜨거운 ‘19금’ 사이트가 팝업으로 떴고, 그는 깜짝 놀라서 황급히 게시판을 닫았다. 하지만 악성코드에 이미 감염된 강 주임의 컴퓨터는 1분에 한 번씩 19금 사이트를 자동으로 띄웠고, 때마침 지나가던 팀장이 모니터를 보게 된 것. 팀장은 놀라서 눈길을 돌리고 헛기침만 했다.
강 주임은 결국 전산실에 전화를 걸었고, 전산실에서는 “원격 조정으로 고쳐주겠다”며 모니터 원격 조정을 시작했다. 하지만 약 5분간 진행된 원격 조정 작업 시간동안 강 주임은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그는 “제가 보려고 한 게 아니니까 절대 오해하지 말아달라”고 신신당부했지만, 다 믿는 눈치는 아니었다. “강한 부정이 오히려 긍정처럼 느껴지나 보더라고요. 저 절대 변태 아닙니다!”
지난해 입사한 박모 사원은 새로운 팀에 배치받고 깜짝 놀랐다. 바로 옆 부서의 대리가 고등학교 후배였던 것. 첫눈에 알아봤지만 ‘대리님’이라고 부르고 모시기가 민망해 복도만 나가면 일부러 땅만 보고 다녔다. 구내식당에 가도 후배와 마주칠까 봐 늘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확인하곤 했다. 다행히 서로 모른 채 몇 주가 지났는데, 갑자기 부장이 그를 불렀다. “자네, 신입사원이 왜 그러고 다니나. 패기도 없이 만날 고개를 푹 숙이고 다니고 무슨 죄라도 졌나? 그렇게 안 봤는데, 쯧.”
◆얌체 상사 때문에
최 대리는 매사에 열심인 ‘열혈 사원’이다. 회의를 앞두면 항상 가장 많은 아이디어를 제출했고, 기획 거리가 확정되면 주말에도 나와서 일했다. 그런데 ‘기획통’으로 불리는 황 과장이 직속 상사가 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황 과장은 보고를 받으면 “일단 보류”라며 갖고 있다가, 부장에게 하나씩 내놓곤 하는 ‘얌체짓’을 일삼았다.
부장의 반응이 좋으면 “한 달 전부터 준비해온 기획”이라고 자신이 공을 가로채고 대신 칭찬을 받았다. 그런데 지적이 나오면 “신 대리가 온 지 얼마 안 돼 아직 적응을 못 한 것 같다”고 두둔하는 척하면서 잘못을 돌리는 것이 아닌가. 최 대리는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는데도 지난해 말 인사평가에서 C를 받았다고. “요즘엔 의욕이 떨어져서 칼퇴근하고 주어진 일만 대충해요. 누구 좋으라고 그렇게 열심히 했는지 모르겠어요.”
◆내 수당 내놔!!
마케팅팀 전 대리는 최근 시작한 팀 프로젝트 때문에 주말에도 근무를 해야 했다. 그런데 상사가 “둘 다 회사에 나올 필요 없을 것 같으니 내가 나오는 날은 재택근무를 해도 좋다”며 호의를 베풀어 그는 내심 흐뭇했다. 고마운 마음에 몸은 집에 있어도 회사에 나간 것 못지않게 열심히 자료를 만들어 올리고 보고한 그였다.
그런데 월말에 그의 감사는 분노로 바뀌었다. 상사가 주말 근무표에 자신의 이름만 표시해 주말 근무 수당을 하나도 받지 못한 것. 전 대리는 회사에 항의했지만 “근무표에 작성을 안 해서 지나간 것은 어쩔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모르고 깜빡했는데 미안하게 됐다”며 사과하는 상사에게 그는 한마디만 외치고 싶었다고. “그럼 당신 수당 내놔!!!!”
◆남자라서 억울해
대기업 허모 사원은 최근 회사 워크숍 때 운전기사 노릇을 하느라 몸살이 났다. 여직원들을 끔찍이 아끼는 팀장이 “연약한 여자들에게 운전을 시킬 수 있느냐”며 남자인 그에게 운전을 시킨 것. 서울에서 지방까지 묵묵히 운전을 하는 그의 뒤에서 여직원들은 자기들끼리 간식을 먹으며 팀장과 ‘폭풍수다’만 떨었다. 현지에서도 내내 기사 노릇을 한 것은 물론 돌아오는 길에도 단 한 번의 ‘대타’도 없었다. 서울에 와서 ‘이제 좀 쉬나’ 하는 찰나, 팀장은 다시 말을 꺼냈다. “어이구, 그냥 집에 가려고? 매너가 없어! 여자들은 집 앞까지 데려다 주는 거야~.”
서울 한 바퀴를 돌고 돌아 여직원들을 일일이 집 앞까지 내려다 주고 온 후, 그는 팀장에겐 차마 못 하고 꾹꾹 참았던 말을 친구에게 쏟아냈다. “걔들 사실 서울에서 부산까지도 지들끼리 차 몰고 놀러다니는 애들이야. ‘난 술먹어도 베스트 드라이버’라면서 자랑하는 애들인데, 내가 대체 왜!!!!”
◆과도한 친절이 오해로
재무팀의 김모 대리는 얼마 전 회사 근처에서 회식을 한 후 억울한 소문의 주인공이 됐다. 부서 사람들끼리 술을 거나하게 마신 후 택시를 잡고 있다가 앞을 보니 임원 여비서 역시 택시 잡고 있는 게 아닌가. 여자가 늦은 시간 택시를 잡고 있는 게 안쓰러워 그는 “어디로 가느냐”고 물어봤다. 마침 집 방향이 비슷해 함께 택시를 타자고 제안했고, 10분 정도 택시를 기다려 함께 귀가하게 됐다. 그런데 회사 근처라 다른 부서 직원들이 둘이 함께 택시를 타는 장면을 목격했던 것. “대리가 임원 비서를 꼬셨다느니, 둘이 밤에 몰래 만나서 집에 같이 갔다느니 온갖 뜬소문에 시달렸어요. 그날 이후 여직원과는 절대 합승 안 합니다.”
정소람/윤정현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