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25개 자치구가 발주하는 주민센터와 도서관과 같은 공공 건물 설계 입찰방식이 가격 위주에서 디자인 공모로 바뀐다. 또 신진 건축가들의 참여를 늘리기 위해 설계 공모 제출 서류도 간소화한다.

서울시는 공공 건물의 품질과 디자인 수준을 높이기 위해 ‘공공 건물 발주제도 개선방안’을 도입한다고 8일 발표했다.

시가 발주한 공공 건물 설계 입찰 가운데 80%를 차지하던 저가입찰이 디자인 공모로 바뀌는 게 대표적이다. 현재는 참여 업체 중 가장 낮은 가격을 써낸 업체를 선정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공모를 거쳐 공간 배치와 독창성을 갖춘 디자인을 심사해 선정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발주가 예상되는 공공 건물은 100여건에 이른다.

젊고 실력 있는 건축가들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설계 공모도 간소화한다. 기본도면과 설계 설명서, 스티로폼을 사용한 매스모델 등 심사에 꼭 필요한 도면만 제출토록 해 소형 설계사무소도 충분히 적은 비용으로 공모에 참가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시는 설계 공모 때 심사위원의 명단을 사전에 공개하고, 심사 전 과정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해 심사의 투명성도 높일 계획이다.

또 주민의 실제 이용 수요를 사전에 반영하고 잦은 설계 변경으로 발생하는 예산 낭비를 줄이기 위해 공공 건물 기획단계부터 시민과 전문가, 공무원이 참여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아울러 사후 설계관리제를 도입해 그동안 시공에는 관여하지 못한 설계자의 참여를 보장하는 한편 정부와 협의를 거쳐 디자인 감리제도를 신설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서울시는 올 하반기에 구축할 건축전문 인터넷 사이트에서 시의 연간 발주량과 발주시기, 예정 금액 등을 공개해 설계자들의 참여 준비를 도울 방침이다. 이 밖에 민간 전문가가 공공에서 발주하는 모든 공공 건물을 관리하는 ‘서울형 총괄건축가’ 도입도 검토할 예정이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