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4월8일 오전 5시8분

STX조선해양의 채권단 자율협약 신청이 우려와 달리 비우량 회사채 시장에 별다른 충격을 미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말 웅진홀딩스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 직후 극심한 신용경색을 겪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두산인프라코어가 실시한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에 기관투자가들이 대거 참여했다. 3년물에 390억원, 5년물에 약 1000억원의 수요가 몰려 각각 400억원과 1100억원어치를 발행하기로 했다. 모집 금액을 거의 다 채운 셈이다.

시장에선 지난 2일 STX조선해양의 자율협약 신청 여파로 기관 참여가 저조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결과만 놓고 보면 STX 사태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장외 유통시장에서도 A등급 이하 회사채들은 활발하게 매매됐다. 지난주 이후 대한항공(신용등급 A0), 한솔제지(A0), 하림(A-), 이랜드월드(BBB+) 등의 회사채가 연초 매매가격과 비슷한 가격(채권평가사 평가가격)에 수백억원씩 거래됐다.

국내 비우량 회사채시장은 지난해 9월 말 웅진홀딩스의 법정관리 신청 직후 한동안 심각한 신용경색을 경험했다. 강성부 신한금융투자 채권분석팀장은 “웅진은 시장이 미처 대비하지 못한 상황에서 급작스레 법정관리를 신청함에 따라 비우량 기업들이 줄지어 법정관리를 신청할 것이란 공포를 확산시켰다”며 “이번에는 투자자들도 어느 정도 대비가 돼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