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美경제 회복 아직 갈길 멀다"
“미국 경제는 아직 모두가 원하는 만큼 충분히 회복되지 않았다.”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8일(현지시간) 애틀랜타 연방은행 콘퍼런스 연설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최근 미국 금융계와 Fed 내부에서 나온 “Fed가 양적완화의 속도 조절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을 우회적으로 반박한 것이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연설에서 “미국 경제는 4년 전인 2009년보다 훨씬 튼튼해졌지만 아직 목표 지점까지 도달하려면 멀었다”며 “Fed의 채권 매입이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상당히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미국 경제의 더딘 회복과 유럽 재정 불안이 가장 큰 고민거리”라고 덧붙였다.

Fed는 지난해 9월부터 매달 850억달러어치의 국채와 모기지 채권을 사들이는 3차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버냉키 의장은 3차 양적완화 발표 당시 “고용시장 전망이 상당한 수준으로 개선될 때까지 프로그램을 지속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지난달 미국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8만8000명으로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Fed의 양적완화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은 더욱 우세해졌다. Fed의 양적완화 지속에 대한 기대는 최근 미국 증시 주가 상승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블룸버그통신 등 미국 언론들은 “버냉키 의장의 발언은 Fed가 당분간은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할 의향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라며 “이는 미국 증시 투자자들에겐 반가운 소식”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의 대표적 비관론자인 ‘닥터 둠’ 마크 파버는 8일 CNBC와 가진 인터뷰에서 “올 하반기 중 미국 증시에서 폭락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