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전자부품 등 10개社 국내로 'U턴'…"中 인건비 올라 FTA효과 보는게 유리"
휴대폰 액정표시장치(LCD) 부품 생산업체인 파인텍은 최근 중국 난징 공장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2003년 경남 양산에서 중국으로 떠난 지 10년 만에 한국으로 ‘유턴’하기로 한 것. 현지 인건비는 갈수록 치솟고 있지만 고부가가치 부품을 생산하기 위한 고급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집단 U턴

산업통상자원부는 신발·전자부품·자동차부품 등 제조업체 10곳이 국내로 복귀할 예정이라고 9일 발표했다. 지난해 8월 장신구 생산업체 18곳이 중국에서 전북 익산으로 공장을 옮기기로 한 뒤 두 번째 ‘집단 유턴’이다.

신발업체 4곳은 부산으로, 전자부품·인쇄·기계 업체 등 3개사는 경기도로 돌아올 계획이다. TV패널·금속·자동차부품 업체는 경북, 충남, 대구로 각각 유턴하기로 했다. 복귀를 결정한 10개 업체는 이날 서울 염곡동 KOTRA 본사에서 각 지방자치단체와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기업들이 한국으로 돌아오는 이유 중 하나는 인건비 상승 등 현지 경영 여건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체들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공장 생산인력 인건비는 55만~65만원 선이다. 최근 10년간 4배로 뛰었다. 인건비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데다 전기·가스요금 등 고정비도 한국이 더 싸다.

한국이 미국·유럽연합(EU)과 맺은 자유무역협정(FTA)도 유턴을 결심한 이유로 꼽힌다. 배관부품 생산업체 동반건재의 현승진 사장은 “중국에서 만든 제품에는 현재 53%의 관세를 물리고 있다”며 “한국에서 생산하면 무관세로 가격 경쟁력이 훨씬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총 1000여명 고용효과

이번에 국내 복귀를 결정한 10개 기업은 내년까지 총 576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고용인원은 1070명에 이른다. 정부는 국내 고용 규모에 따라 현재 10% 수준인 설비투자 보조금을 최대 5%포인트까지 추가로 복귀 기업에 지원하기로 했다. 또 아파트형 임대공장, 임대산업단지 등 기업 수요별로 맞춤형 입지를 지원할 계획이다.

지자체별로 직업교육 훈련을 강화해 인력 유치를 돕고, 공동 연구·개발(R&D)센터 등을 설립하기로 했다. 비수도권에 들어서는 기업에는 법인·소득세 3년간 100% 면제, 이후 2년간 50% 감면 등 세제 혜택도 제공한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