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를 보여주는 안경, 청각장애인용 '이어헬퍼' 개발…500여개 소리 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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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용 휴대폰도 주변 장애물 점자로 경고…내년부터 보급 나서
‘소리를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진다?’
청각장애인은 거리에서 자동차, 자전거의 경적 소리를 듣지 못해 사고를 당하는 일이 많다. 경적 소리를 들었을 것으로 판단한 운전자가 주행을 멈추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연구진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려고 장애인을 위한 감각 보조장치를 개발하고 있어 주목된다.
화제의 연구팀은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KAIST 등이 참가한 신경모방소자 및 인지시스템 융합연구단(단장 우삼용). 연구단은 다양한 소리를 측정, 안경을 통해 경고 신호를 보내주는 청각장애인용 ‘이어헬퍼(ear-helper)’와 휴대폰으로 전방의 장애물을 파악해 점자 표시로 알려주는 시각장애인용 ‘아이헬퍼(eye-helper)’ 등을 연말 선보일 예정이다. 소리를 귀 대신 눈으로 인식하고, 시각 정보를 눈 대신 손으로 만질 수 있게 해 장애인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게 목표다.
이어헬퍼는 안경 형태로 개발되고 있다. 허신 한국기계연구원 나노자연모사연구실 책임연구원 등은 최근 소리의 크기와 방향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초소형 청각(마이크로폰) 소자를 개발했다. 이 소자는 가로 6㎜, 세로 7㎜ 크기로 청각장애인용 안경에 탑재될 예정이다. 자동차·자전거의 경적, 휴대폰 벨, 지하철 안내 방송 등의 소리 정보를 기억해놨다가 해당 소리가 주변에서 들리면 안경을 통해 정보를 전달한다.
사람 동물 기계 등의 500여가지 소리를 구분하고 기쁨 슬픔 분노 위험 등 4가지 분류로 감정까지 구분할 수 있는 게 특징. 관련 정보는 구글글라스가 안경을 통해 눈앞의 사물 정보를 전달하듯 안경에 탑재한 발광다이오드(LED) 램프의 깜빡임, 아이콘 등의 형태로 전달된다.
허 책임연구원은 “청각장애인들이 소리를 시각으로 인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며 “마이크로폰 소자는 스마트폰 등에도 널리 사용되고 있는데 전량 수입해온 관련 부품을 국산화하면 1억달러 이상의 수입 대체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각장애인용 아이헬퍼는 휴대폰 기능과 결합될 예정이다. 장애물을 확인하기 위해 사용하던 지팡이의 역할을 휴대폰으로 대체할 수 있게 한 것. 휴대폰의 3차원 카메라로 전방을 분석한 뒤 주변에 장애물이 있으면 사용자에게 점자 형태로 경고 신호를 보내준다. 기존 휴대폰 키보드 자리에는 점자 신호를 입력하고 전달받을 수 있는 장치도 탑재된다.
우삼용 단장은 “연말까지 청각장애인용 안경과 시각장애인용 휴대폰 등 관련 제품 개발을 마치고 내년부터 보급에 나설 계획”이라며 “이번에 개발한 청각, 시각, 촉각 등 신경모방소자는 로봇과 사람 간의 정보 전달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
청각장애인은 거리에서 자동차, 자전거의 경적 소리를 듣지 못해 사고를 당하는 일이 많다. 경적 소리를 들었을 것으로 판단한 운전자가 주행을 멈추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연구진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려고 장애인을 위한 감각 보조장치를 개발하고 있어 주목된다.
화제의 연구팀은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KAIST 등이 참가한 신경모방소자 및 인지시스템 융합연구단(단장 우삼용). 연구단은 다양한 소리를 측정, 안경을 통해 경고 신호를 보내주는 청각장애인용 ‘이어헬퍼(ear-helper)’와 휴대폰으로 전방의 장애물을 파악해 점자 표시로 알려주는 시각장애인용 ‘아이헬퍼(eye-helper)’ 등을 연말 선보일 예정이다. 소리를 귀 대신 눈으로 인식하고, 시각 정보를 눈 대신 손으로 만질 수 있게 해 장애인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게 목표다.
이어헬퍼는 안경 형태로 개발되고 있다. 허신 한국기계연구원 나노자연모사연구실 책임연구원 등은 최근 소리의 크기와 방향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초소형 청각(마이크로폰) 소자를 개발했다. 이 소자는 가로 6㎜, 세로 7㎜ 크기로 청각장애인용 안경에 탑재될 예정이다. 자동차·자전거의 경적, 휴대폰 벨, 지하철 안내 방송 등의 소리 정보를 기억해놨다가 해당 소리가 주변에서 들리면 안경을 통해 정보를 전달한다.
사람 동물 기계 등의 500여가지 소리를 구분하고 기쁨 슬픔 분노 위험 등 4가지 분류로 감정까지 구분할 수 있는 게 특징. 관련 정보는 구글글라스가 안경을 통해 눈앞의 사물 정보를 전달하듯 안경에 탑재한 발광다이오드(LED) 램프의 깜빡임, 아이콘 등의 형태로 전달된다.
허 책임연구원은 “청각장애인들이 소리를 시각으로 인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며 “마이크로폰 소자는 스마트폰 등에도 널리 사용되고 있는데 전량 수입해온 관련 부품을 국산화하면 1억달러 이상의 수입 대체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각장애인용 아이헬퍼는 휴대폰 기능과 결합될 예정이다. 장애물을 확인하기 위해 사용하던 지팡이의 역할을 휴대폰으로 대체할 수 있게 한 것. 휴대폰의 3차원 카메라로 전방을 분석한 뒤 주변에 장애물이 있으면 사용자에게 점자 형태로 경고 신호를 보내준다. 기존 휴대폰 키보드 자리에는 점자 신호를 입력하고 전달받을 수 있는 장치도 탑재된다.
우삼용 단장은 “연말까지 청각장애인용 안경과 시각장애인용 휴대폰 등 관련 제품 개발을 마치고 내년부터 보급에 나설 계획”이라며 “이번에 개발한 청각, 시각, 촉각 등 신경모방소자는 로봇과 사람 간의 정보 전달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