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홍원 국무총리(오른쪽)
를 예방한 소로 코트디부아르 의회의장. 연합뉴스
지난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홍원 국무총리(오른쪽) 를 예방한 소로 코트디부아르 의회의장. 연합뉴스
“나라를 하나 새로 세우는 수준입니다.”

한국을 찾은 기욤 키그바포리 소로 코트디부아르 의회의장(사진)은 지난 주말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내전 종식 이후 코트디부아르 정세가 안정되면서 대형 토목공사 등 국가 건립 수준의 인프라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중심도시인 아비장의 도시철도 프로젝트를 대표적 예로 꼽았다. 이 같은 대규모 사업들이 해외투자 기회를 찾고 있는 세계 기업들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란 설명이다.

코트디부아르는 2010년 11월 대선 이후 내전으로 혼란을 겪으며 화폐 공급이 끊기고 카카오와 커피 수출이 중단되는 등 경제활동이 사실상 마비됐다. 극심한 혼란이 수습된 것은 2011년 5월. 내전이 끝나고 합법적 대통령 당선자인 알라산 와타라 신정부가 등장하면서다.

신정부는 내전으로 망가진 경제를 재건하기 위해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비장 제3대교와 상페드로 항만 보수공사 등도 준비 중이다. 그는 “신정부 출범 이후 2020년까지 개도국으로 발전한다는 비전 아래 사회인프라 확충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중 아비장 도시철도 프로젝트는 동산엔지니어링 등 한국 업체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소로 의장은 “미국과 캐나다의 통상투자사절단이 코트디부아르에 방문하고 벨기에와 아비장~브뤼셀 직항 노선을 운영하는 등 국제사회의 관심이 뜨겁다”며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는 최근 서아프리카사무실을 아비장에 열었다”고 말했다. 예컨대 중국은 자금을 빌려주는 식으로 각종 SOC 프로젝트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로 의장은 또 “삼성, LG, 현대차 등 한국 대기업들이 규모와 문화 면에서 매우 뛰어나기 때문에 코트디부아르 정부 인사들은 한국 기업들의 투자를 강하게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트디부아르는 아비장 인근 섬에 조성 중인 면세지역은 한국 마산의 면세지역을 본뜰 정도로 한국 투자 유치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그는 코트디부아르에 투자하려는 한국 기업들을 보호하기 위해 한국-코트디부아르 간 투자보호협정 체결을 조속히 마무리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그는 “서아프리카 진출을 원하는 한국 기업은 서아프리카경제협력체(ECOWAS) 의장국인 코트디부아르를 꼭 거쳐야 할 것”이라며 “코트디부아르는 약 3억명 인구의 브루키나파소, 라이베리아, 니제르, 말리 등 서아프리카지역에 진출할 수 있는 관문”이라고 강조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