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결혼해요] 신혼집, '내집 마련'이 재테크 첫걸음…편리함보다 미래가치 우선
일반적으로 결혼을 앞두고 있는 신혼부부들은 신혼집 장만시 매우 혼란스러워한다. 도대체 집을 사야 하는지 아니면 전셋집에 살아야 하는지 판단이 잘 서지 않을 것이다.

결혼자금이 부족한 경우 신혼 때 잠깐 몇 년 정도는 전셋집에 사는 것은 괜찮다. 하지만 전셋집에 오래 살면 살수록 부자와는 거리가 멀어진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한다. 재테크의 첫걸음은 ‘내 집 마련’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신혼집을 장만하는 경우 편리함과 달콤함 대신 재테크에 디딤돌이 될 수 있는 신혼집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 더 중요한 것은 신혼집으로 ‘대박’을 꿈꾸기보다는 일정 규모의 수익목표를 정해두고 투자가치가 있는 주택을 골라야 한다.

종잣돈이 넉넉하지 않으면서 무리하게 서울의 강남지역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또 서울이 아니면 안 된다는 유난스러움은 버려야 한다.

신혼집은 당장의 편안함보다는 다소 불편하더라도 미래의 투자가치를 따져야 한다. 양가 부모님들의 강력한 추천으로 처갓집 또는 본가 주변지역의 주택을 선택하거나, 출퇴근만을 고려해 직장 근처에 신혼집을 마련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여기에 자금계획도 중요하다. 무리하게 대출금을 받아 신혼집을 장만하는 것은 독이 될 가능성이 높다. 가급적 피해야 한다.

한편 가격에 대한 부담으로 신혼을 전셋집에서 시작하기로 결정했다면 직접 구입할 때와 달리 다음의 몇 가지를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전셋집 얻을 때에는 현장 방문을 통해 건물의 구조, 넓이, 통풍, 일조권, 조망권, 주변 환경을 비롯해 교통 환경까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어차피 내집이 아닌데 대충 살펴보면 어때’라는 안일한 태도로 전세계약을 해서는 절대 안된다.

지난 겨울 전세 매물난으로 가격이 치솟는 가운데 쫓기듯 서울 옥수동에 전셋집을 마련한 뒤 최근 결혼한 A씨는 신혼생활을 만끽해야 할 요즘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소음에 예민한 A씨가 강변북로를 쌩쌩 달리는 차량 소음을 견디기 힘들어하고 있는 것. 이처럼 신중하지 못하게 고른 전셋집의 경우 행복이 아닌 골칫거리로 돌아올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또한 여러 가구의 임차인이 있는 경우에는 전용부분과 공용부분의 사용관계를 명확히 구분해 계약을 해야 한다. 집이 비어 있지 않은 경우에는 임차건물 명도일자를 확실하게 약정해야 한다. 특히 전셋돈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서는 임차인의 대항력을 확보해야 한다.

등기부를 열람해 부동산 소유자를 확인하고 임차인을 해칠 우려가 있는 선순위 권리(근저당권, 가압류, 가처분 등)가 없는 주택에 전세를 얻어야 한다. 이후 전입신고와 함께 확정일자를 꼭 받아둬야 한다.

고준석 신한은행 청담역지점장 koj88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