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동 코엑스몰 운영권을 두고 현대백화점과 한국무역협회간의 신경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전날 계열사인 한무쇼핑의 코엑스몰 운영관리권을 보장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한 이후 "운영권 원상회복이 안 되면 무역협회에 부여한 한무쇼핑의 임원 선임권도 무효"라고 10일 주장했다.

현대백화점 측은 "소송을 제기한 근거가 되는 한무쇼핑의 출자약정서에는 코엑스몰 운영을 맡기는 대신 한무쇼핑의 이사 3명 및 감사 선임권을 무역협회에 부여한다는 쌍방 의무가 포함돼 있다"며 "출자약정서가 효력을 잃으면 무역협회도 한무쇼핑의 이사 및 감사 선임권을 주장할 수 없다"고 밝혔다.

1986년 무역협회 일대 호텔 및 쇼핑센터 개발을 추진할 당시 출자사들(사단법인 한국무역협회, 호남탱카, 현대산업개발)은 지하 아케이드의 운영권을 쇼핑센터 법인에 부여한다는 내용의 출자약정서를 체결했다. 한무쇼핑은 출자약정서에 따라 이듬해 무역협회의 지하 아케이드를 운영하기 위해 설립됐다.

지난 2월 18일 무역협회가 한무쇼핑과의 코엑스몰 매장관리 협약을 종료하겠다고 통보하자 현대백화점은 위탁계약체결금지 등 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현대백화점과 무역협회 측은 각각 "이번 협약 종료는 1986년 체결한 출자약정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위법 행위", "적법한 재산권 행사"라며 맞서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한무쇼핑이 운영키로 했던 지하 아케이드가 1998년 코엑스몰 건립 당시 철거됐다는 무역협회의 주장도 반박했다.

지하 아케이드는 현재까지 동일한 주소와 지번(강남구 삼성동 159-1번지)으로 유지되고 있고 동일 구조의 상가이기 때문에 면적이 확대된 것일 뿐이라는 게 현대백화점 측의 설명이다.

코엑스몰 운영 계약기간에 대해서도 평행선을 그었다.

현대백화점은 "출자약정서상 운영권에 대한 기간 제한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무역협회는 "지난 2월 운영 계약이 기간 만료로 종료됐다"고 맞섰다.

현대백화점은 한무쇼핑의 운영관리권 원상회복과 함께 무역협회가 제3자와 관리운영 위탁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금지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매장관리 운영권 박탈에 따른 손해배상을 요청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