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들이 외국산보다 훨씬 싼 국내산 수산물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물류구조를 바꾸고 유통단계를 줄이는 방식으로 원가를 크게 낮춰 외국산보다 월등한 가격경쟁력을 갖췄다.

롯데마트는 11일부터 17일까지 서해안에서 양식한 냉동 흰다리 새우(20마리)를 5500원에 판매한다. 현재 5800원에 판매 중인 동남아시아산 냉동 새우보다 5.2% 저렴한 가격이다. 국내산 흰다리 새우는 매년 8월 말부터 10월 중순까지만 출하돼 이듬해 봄에는 물량 부족으로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는 게 일반적이다. 롯데마트는 새우 치어 입식 시기인 지난해 5월 양식업체에 선급금을 주고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물량을 대량으로 확보해 뒀다고 설명했다. 또 협력업체가 양식업자로부터 새우를 직접 구매하도록 해 원가를 20%가량 낮췄다. 양식업자→산지수집상→도매상→중간 유통업체→대형마트로 이어지던 유통 단계를 양식업자→중간 유통업체→대형마트로 단축한 것이다.

롯데마트는 부산항으로 들여온 황태의 덕장을 대관령에서 소백산으로 옮겨 물류비를 절감, 원가를 크게 낮췄다. 롯데마트는 소백산에서 말린 황태를 포로 만들어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중국산 황태포보다 9% 싼 200g당 6900원에 판매했다. 이마트는 지난 3월 국내산 갈치를 마리당 3490원에 판매했다. 당시 3880원이던 수입 갈치는 물론 3800원대였던 국내산 갈치 도매가격보다도 싼 값이었다.

반대로 수입 수산물 중 유통 단계 축소를 통해 국산 제품과 가격차를 더 벌리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이마트는 11일부터 17일까지 러시아산 대게(약 1.2㎏)를 마리당 3만7800원에 판매한다. 국내 대게 도매가(5만원)보다 싼 가격이다. 유통 단계를 줄인 것이 가격을 낮춘 비결이다. 수입 수산물은 국내에 들어온 뒤에도 도매상과 수산물 가공업체를 거쳐 소매상에 공급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마트는 수입업체로부터 대게를 직접 구매해 가격을 낮췄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