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금관주조주식회사로 시작한 선양은 충남지역을 대표하는 소주 ‘O2 린’을 만들고 있다. 이 회사에서 27년간 폐수 및 방재 시설과 설비부품 등을 관리해온 이충구 생산팀 과장(51)은 지난해 초 큰 고민에 빠졌다. 회사 매출이 늘면서 경영진으로부터 공장설비 개선 및 보수작업을 진행하라는 지시를 받았으나 관련 지식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이 과장은 고민 끝에 설비 개선을 위한 아이디어를 찾아냈다. 먼저 병의 종이 라벨을 재활용 종이로 바꿔 제작 비용을 줄였다. 예전엔 사용한 병을 재활용하는 과정에서 떼어낸 라벨을 소각장에 보낼 때마다 트럭 1대에 380만원이 들었다. 한 해 20여대 분량으로 연간 4000만~5000만원이 들어갔다. 하지만 재활용 종이를 활용하면서 작년엔 처리 분량을 7대로 줄여 2000여만원을 아꼈다.

○중소기업에서 인기

한국표준협회(회장 김창룡)는 중소기업 실무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는 ‘핵심직무능력향상 교육’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밝혔다. 핵심직무능력향상 교육은 자체적으로 직무교육을 할 수 없는 중소기업을 위해 마련한 무료 교육프로그램이다. 경영 일반에서 인적자원 관리, 생산 및 품질관리 등에 이르기까지 중소기업이 스스로 준비하기 어려운 교육프로그램이 주요 과목이다.

선양의 이 과장도 이 교육프로그램을 수료했다. 그는 “지난해 5월 온·오프라인 방식으로 수강한 ‘중소기업 설비 개선 마스터 양성’ 강좌가 아이디어의 원천이 됐다”고 말했다.

2006년 시작된 이 과정의 지난해 수료자는 4461명으로 전년(3931명)보다 13.5% 늘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48% 증가한 6600명 정도가 수료할 것으로 표준협회 측은 예상하고 있다.

○산업인력공단 우수과정 선정

표준협회 관계자는 “박근혜정부가 강조하는 창조경제의 핵심인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춰 열악한 중소기업을 위한 우수 교육프로그램 보급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준비했던 것이 인기를 끈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여러 강좌 중 가장 인기 있는 강좌는 ‘중소기업 돈 버는 공장관리 전문가 과정’이다. 실무자들이 미니카 조립을 통해 생산 과정을 배울 수 있도록 구성한 강좌다. 투석기를 활용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통계 프로그램에 직접 입력해 데이터 분석 결과를 해석하는 ‘실습 키트와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제품 공정 품질관리 과정’도 경쟁률이 높다.

산업인력공단은 표준협회의 이 프로그램이 지난해 전국 중소기업에서 큰 인기를 끌자 ‘우수과정’으로 선정했다. 지난해 14개였던 과정 수가 올해 21개로 늘었다.

○표준협회 “워크북 제공”

표준협회는 올해부터 핵심 역량을 미리 진단하고 맞춤형으로 학습 계획을 제공하는 ‘핵심역량지원시스템(KCSS)’을 실시한다. 학습자의 지식과 관련 전문용어 등 이해수준을 사전에 진단하고 필요한 학습 내용을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협회는 또 전국 중소기업 실무자들이 학습 내용의 현장 적용도를 높일 수 있도록 휴대용 교재도 제공하기로 했다.

김창룡 한국표준협회장은 “올해부터는 교육 과정에 중소기업 재직자 및 기업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며 “직무교육 분야가 열악한 중소기업도 대기업 못지않은 교육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부 과정 및 일정은 한국표준협회 홈페이지(www.ksa.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