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펀드 규모 갈수록 줄어 '우울'…연기금 등 지속 유입에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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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삼성자산운용
자산운용 업황 전망
자산운용 업황 전망
‘펀드 환매 몸살, 실적악화, 구조조정….’
요즘 자산운용사들에 따라붙는 수식어들이다. 봄은 왔는데 자산운용업계는 펀드 수탁액 감소에 따른 수익 감소로 극심한 한파에 시달리고 있는 모습이다. 2005년 ‘펀드 붐’을 타고 성장가도를 달린 자산운용업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침체의 늪에 빠졌다. 활기를 잃어버린 펀드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도 세제혜택, 소득공제 등 각종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식어버린 펀드투자 열기를 되살리기엔 역부족이다.
운용업계는 지금처럼 저금리·저성장 국면에서 물가상승률을 뛰어넘는 안정적 수익을 누리기 위해서는 펀드 장기투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또 국내 자산운용 시장은 글로벌 시장과 비교해 경제 규모 대비 작지만 향후 성장 잠재력은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꾸준히 늘어날 각종 연기금 자금이 운용업계로 흘러들면 자산운용업계의 성장성도 높을 것이란 전망에서다.
○갈수록 쪼그라드는 공모펀드 시장
국내 운용업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수익률이 급락한 ‘반토막 펀드’들이 속출하면서 침체기에 빠졌다. 공모펀드 규모(4일 설정액 기준)는 5년 새 27% 넘게 줄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공모펀드 설정액은 2008년 말 154조3618억원에서 지난해 말 112조6473억원으로 41조7145억원이 쪼그라들었다. 이 중 주식형펀드의 몸집이 눈에 띄게 줄었다. 주식형펀드는 2008년 말 130조6708억원에서 지난해 말 87조5368억원까지 33% 이상 감소했다. 펀드 내 비중도 70%까지 줄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주가가 급락한 데다 이후에도 실물경기 침체, 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 등의 악재가 이어지자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주식형펀드를 기피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반면 채권형펀드는 주식시장 불안과 저금리 현상이 겹치면서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채권형펀드 설정액은 2008년 말 6조655억원에서 5년 새 2배 넘게 성장, 지난해 말에는 13조1511억원까지 커졌다. 투자자들이 주식형펀드보다는 기대 수익률은 낮더라도 더 안전한 투자 상품을 선호한 결과다.
○실적 악화에 시달리는 자산운용사
주식형펀드 규모가 빠른 속도로 쪼그라들면서 자산운용사들은 몇 년째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금융감독원 집계에 따르면 3월 결산법인인 82개 자산운용사의 2012 회계연도 상반기 영업이익은 23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 줄었다. 증시 불안이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이 주식형펀드 환매에 나서면서 수탁액이 급격히 감소했기 때문이다. 운용사 주요 수익원인 운용보수가 전년 동기 대비 426억원 줄어든 것은 물론 증시 하락으로 유가증권평가 및 처분이익도 132억원 줄었다.
수탁액은 급감한 반면 운용사들의 펀드 순자산액(NAV)은 304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284조7000억원)보다 6.8% 증가했다. 시장 지수를 따르는 상장지수펀드(ETF) 등 파생형펀드와 단기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가 각각 9조9000억원, 9조2000억원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연기금 업고 성장 가능성 높아
자산운용사들은 업황 부진을 돌파하기 위해 불확실한 금융투자환경에 적절한 대안 상품 발굴에 나서고 있다. 해외 채권형펀드를 비롯해 멀티에셋인컴펀드, 절대수익추구형펀드, 신연금저축펀드 등 중위험·중수익 상품군을 앞세워 보수적인 예금 투자자들을 펀드 투자로 유인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보면 자산운용업은 국내 금융업 중 가장 성장성이 높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고령화 시대로 진입하면서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금자산이 빠르게 축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은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을 합친 국내 연금자산이 2015년 약 650조원, 2050년에는 38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 연금자산이 꾸준히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으로 유입되면 자산운용산업 또한 팽창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해외시장 진출 면에서도 자산운용업은 다른 금융업에 비해 강점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김형태 자본시장연구원장은 “금융업의 핵심은 고객과의 네트워크를 광범위하게 형성하는 것인데 증권업과 은행업은 남의 돈을 유치하는 ‘을’의 비즈니스여서 해외 시장에서 안착하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자산운용업의 경우 위탁받은 돈을 투자하는 ‘갑’의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해외시장 진출이 비교적 용이하다”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요즘 자산운용사들에 따라붙는 수식어들이다. 봄은 왔는데 자산운용업계는 펀드 수탁액 감소에 따른 수익 감소로 극심한 한파에 시달리고 있는 모습이다. 2005년 ‘펀드 붐’을 타고 성장가도를 달린 자산운용업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침체의 늪에 빠졌다. 활기를 잃어버린 펀드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도 세제혜택, 소득공제 등 각종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식어버린 펀드투자 열기를 되살리기엔 역부족이다.
운용업계는 지금처럼 저금리·저성장 국면에서 물가상승률을 뛰어넘는 안정적 수익을 누리기 위해서는 펀드 장기투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또 국내 자산운용 시장은 글로벌 시장과 비교해 경제 규모 대비 작지만 향후 성장 잠재력은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꾸준히 늘어날 각종 연기금 자금이 운용업계로 흘러들면 자산운용업계의 성장성도 높을 것이란 전망에서다.
○갈수록 쪼그라드는 공모펀드 시장
국내 운용업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수익률이 급락한 ‘반토막 펀드’들이 속출하면서 침체기에 빠졌다. 공모펀드 규모(4일 설정액 기준)는 5년 새 27% 넘게 줄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공모펀드 설정액은 2008년 말 154조3618억원에서 지난해 말 112조6473억원으로 41조7145억원이 쪼그라들었다. 이 중 주식형펀드의 몸집이 눈에 띄게 줄었다. 주식형펀드는 2008년 말 130조6708억원에서 지난해 말 87조5368억원까지 33% 이상 감소했다. 펀드 내 비중도 70%까지 줄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주가가 급락한 데다 이후에도 실물경기 침체, 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 등의 악재가 이어지자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주식형펀드를 기피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반면 채권형펀드는 주식시장 불안과 저금리 현상이 겹치면서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채권형펀드 설정액은 2008년 말 6조655억원에서 5년 새 2배 넘게 성장, 지난해 말에는 13조1511억원까지 커졌다. 투자자들이 주식형펀드보다는 기대 수익률은 낮더라도 더 안전한 투자 상품을 선호한 결과다.
○실적 악화에 시달리는 자산운용사
주식형펀드 규모가 빠른 속도로 쪼그라들면서 자산운용사들은 몇 년째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금융감독원 집계에 따르면 3월 결산법인인 82개 자산운용사의 2012 회계연도 상반기 영업이익은 23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 줄었다. 증시 불안이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이 주식형펀드 환매에 나서면서 수탁액이 급격히 감소했기 때문이다. 운용사 주요 수익원인 운용보수가 전년 동기 대비 426억원 줄어든 것은 물론 증시 하락으로 유가증권평가 및 처분이익도 132억원 줄었다.
수탁액은 급감한 반면 운용사들의 펀드 순자산액(NAV)은 304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284조7000억원)보다 6.8% 증가했다. 시장 지수를 따르는 상장지수펀드(ETF) 등 파생형펀드와 단기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가 각각 9조9000억원, 9조2000억원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연기금 업고 성장 가능성 높아
자산운용사들은 업황 부진을 돌파하기 위해 불확실한 금융투자환경에 적절한 대안 상품 발굴에 나서고 있다. 해외 채권형펀드를 비롯해 멀티에셋인컴펀드, 절대수익추구형펀드, 신연금저축펀드 등 중위험·중수익 상품군을 앞세워 보수적인 예금 투자자들을 펀드 투자로 유인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보면 자산운용업은 국내 금융업 중 가장 성장성이 높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고령화 시대로 진입하면서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금자산이 빠르게 축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은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을 합친 국내 연금자산이 2015년 약 650조원, 2050년에는 38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 연금자산이 꾸준히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으로 유입되면 자산운용산업 또한 팽창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해외시장 진출 면에서도 자산운용업은 다른 금융업에 비해 강점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김형태 자본시장연구원장은 “금융업의 핵심은 고객과의 네트워크를 광범위하게 형성하는 것인데 증권업과 은행업은 남의 돈을 유치하는 ‘을’의 비즈니스여서 해외 시장에서 안착하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자산운용업의 경우 위탁받은 돈을 투자하는 ‘갑’의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해외시장 진출이 비교적 용이하다”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