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경제의 분기별 성장잠재력은 (전 분기 대비) 0~1%대에서 왔다갔다한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경제가 구조적인 저성장시대에 돌입했음을 강조한 것이다.

▷기준금리 동결의 배경은.

“금리를 결정할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이 물가다. 정책효과까지 감안하면 올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 초중반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 국민들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도 3%를 넘는다.”

▷시장에선 많은 이들이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경제외적 요인들은 중요하지 않다. 경기 회복에 대한 책임 때문에 일반적으로 쉬운 정책을 택하는 경향도 있지만 그보다는 올바른 정책을 취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최근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있는 정부와의 ‘정책 공조’는 말뿐이었나.

“정부 정책과 시차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같은 방향을 향해 간다는 점에서 정책 공조가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에서 2.6%로 하향 조정했는데.

“올해 성장 경로는 1월 발표 때 설명했던 것과 큰 차이가 없다. 상반기에 전 분기 대비 0.8%씩, 하반기에 전 분기 대비 1%대 성장한다는 그림을 갖고 전망했다. 다만 지난해 4분기 성장률 확정치가 낮게 나오면서 반영된 기술적 요인이 전체 성장률 전망치를 0.1~0.2%포인트 정도 끌어내렸다.”

▷정부 전망치(2.3%)와는 제법 차이가 나는데.

“정부는 12조원의 세입 결손을 가정하고 그 효과만큼을 성장률에서 뺐다. 한은은 (세수 결손 없이 현 정부예산이) 경제에 실질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봤다. 물컵에 물이 반이 찼냐, 반이 비었느냐, 이런 정도의 시각차다. 경제 전망이 근본적으로 엇갈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총액한도대출의 한도를 늘렸는데, 향후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겠다는 신호인가.

“총액한도대출은 돈을 푸는 정책이 아니다. 통화정책은 모든 사람에게 무차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정책이지만 신용정책은 정책 목표 대상이 명확하다는 점에서 효과가 다르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