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이 계열사를 청산하고 합병하며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태광은 계열 티시스와 동림관광개발, 티알엠 등 3개 계열사가 합병을 추진키로 했다고 12일 발표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엔 계열사인 방송제작사 TPNS, 시설관리업체 템테크, 경영자문업체 THM컨설팅 등이 주주총회를 열어 법인 해산을 결의하고 청산 절차에 들어갔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외형 팽창을 자제하고 경영효율화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며 “비주력 계열사를 정리해 그룹 구조를 단순화함으로써 안팎의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 성장을 이루려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에선 정부가 올해 본격 도입하는 일감 몰아주기 과세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호진 전 회장의 가족이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는 3개 회사는 그룹의 주요 내부거래 업체이기 때문이다.

티시스는 정보기술(IT) 서비스, 동림관광개발은 골프장 운영, 티알엠은 자산 관리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회사로 모두 2004~2005년에 설립됐다. 이 중 티알엠은 이 전 회장이 51%, 아들 현준씨가 49%의 지분을 갖고 있다. 지난해 269억원의 매출 중 95%에 달하는 256억원을 흥국생명, 흥국화재 등 특수관계회사나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를 통해 올렸다.

이 전 회장 부자가 주식 100%를 보유한 티시스도 지난해 올린 1541억원의 매출 중 1307억원(85%)이 내부거래였다. 이 전 회장(51%)과 현준씨(39%) 외에 부인과 딸이 5%씩 모두 100% 지분을 갖고 있는 동림관광개발은 지난해 내부거래 비중이 25%로, 티시스나 티알엠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다.

태광 관계자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주력 계열사 중심의 핵심 사업 위주로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면밀한 검토를 통해 정리가 필요한 계열사가 있다면 추가로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태광그룹은 주주총회 등을 거쳐 이르면 상반기 중 티알엠 등 3사 간 합병 절차를 완료할 계획이다. 이번 합병과 청산 등 구조조정이 끝나면 태광그룹 계열사는 44개에서 39개로 줄어든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