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속 등이나 가로등은 모두 노란색 계열이다. 도로 중앙선도 노란색이다. 많은 색 중에 왜 하필 노란색일까.

○노란색, 파장 길고 효율성 높아

터널 안에서는 배기가스에 의한 빛의 산란으로 불빛이 멀리 나가지 못한다. 안개나 스모그가 발생해도 마찬가지 이유로 자동차 방향지시등이나 차폭등이 안보일 수 있다.

이런 현상을 막는 데 좋은 색은 원래 빨간색이다. 빨간색은 가시광선 가운데 가장 멀리까지 빛이 전파되는 색이다. 교통신호등 가운데 정지신호등이 빨간색인 이유도 멀리서 빨리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빨간색은 눈에 금세 피로를 준다. 이런 이유로 빨간색 다음으로 파장이 긴 노란색을 터널등, 가로등으로 쓰거나 자동차 방향지시등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노란색 등을 쓰는 또 다른 이유는 전력 효율성 때문이다. 터널 속 노란등은 나트륨 가스를 방전시켜 빛을 내는 ‘나트륨 등’이다. 나트륨 등은 빛을 내는 램프 효율이 W당 수십~1000㏐(루멘·밝기단위)이다. 백열전구(10~160㏐)보다 수 배 이상 높다. 또 노란 가로등은 일반 백열등보다 눈부심이 적고 여름철 모여드는 곤충 수도 적다.

○노란색 중앙선 ‘명시도 최고’

도로 중앙차선을 노란색으로 정한 것은 색채학에서 말하는 ‘명시도’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명시도는 두 색을 대비시켰을 때 눈에 잘 띄는 정도를 나타내는 척도다. 검은색과 노란색은 명시도가 높아 쉽게 주목을 끈다. 아스팔트가 검은색이다 보니 대다수 나라는 검은색 바닥에 눈에 가장 잘 띄는 색인 노란색을 중앙차선으로 사용하고 있다.

도로에 있는 전봇대도 노란색과 검은색으로 된 판을 붙여 전봇대가 있다는 사실을 먼 곳에서도 쉽게 알아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고가도로 밑에 설치된 교각에 노란색과 검은색을 칠한 판을 붙여 운전자들이 쉽게 구별할 수 있게 한 것 역시 같은 원리다.

많은 사람이 검은색에는 반대색(보색)인 흰색이 가장 눈에 잘 띌 것으로 생각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두 색은 무채색이기 때문에 보색 관계가 아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