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의 도화선이 됐던 미국 주택시장에 다시 돈이 돌고 있다. 주택값이 상승하는 것은 물론 주택건설회사들의 주가가 오르며 과열 논란까지 낳고 있다.

미국 내 7위 주택건설회사인 테일러모리슨은 지난 9일 뉴욕증권거래소에 6억2800만 달러를 공모하며 상장했다. 주택건설회사로는 20년 만에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다. 지난해 12월만 해도 IPO 규모가 2억5000만 달러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3개월 새 주택시장이 크게 회복된 결과다.

봄바람이 불고 있는 미국 주택시장이 테일러모리슨의 IPO에 불을 지폈다. 올 1월 집값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9.7%로 6년 9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데 이어 2월에도 10% 올랐다. 주택 거래가 적은 겨울이란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이는 미국내 재고 주택이 20년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몇년간 주택공급이 부진했던 것이 가장 큰 이유다. 한해 100만~130만 가구의 집이 공급되는 미국에서 1월 61만3000가구, 2월 41만1000가구의 신규 주택이 들어서는 등 건설회사들은 신규 주택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택시장에 대한 기대는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주택건설회사들로 구성된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하우징지수는 최근 1년 간 85% 올랐다. 같은 기간 S&P500지수 상승폭인 16%를 크게 뛰어넘는 수치다.

주택시장과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지나치게 과열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초 이들 회사의 주식은 주가수익비율(PER)의 10배 정도에서 거래됐지만 지금은 14배 수준까지 올랐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