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그룹에 프러포즈해 마침내 신입사원이 된 장세보미 씨(오른쪽)와 이종석 씨. 이들은 “취업준비생들이 몰라서 그렇지 들어와 보면 정말 좋은 회사임을 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삼양그룹에 프러포즈해 마침내 신입사원이 된 장세보미 씨(오른쪽)와 이종석 씨. 이들은 “취업준비생들이 몰라서 그렇지 들어와 보면 정말 좋은 회사임을 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삼양그룹은 독특한 인턴십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인턴 첫날 개인별로 과제를 준다. 인턴마다 주어진 프로젝트를 8주 동안 연구·실험해 마지막 주엔 팀장과 임원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해야 한다. ‘사람을 키우는 인턴십’이다. 인턴십 합격자는 이듬해 100% 채용한다. 삼양그룹은 2011년부터 이런 채용전제형 인턴 제도를 도입했다. 양재만 삼양홀딩스 HRM팀장은 “10~20분 면접만으로 뽑는 기존의 채용 시스템에 한계를 느꼈다”며 “비록 2년밖에 안 됐지만 이런 제도를 도입하고선 큰 성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인턴을 거쳐 올 1월 입사한 신입사원 두 명을 지난 주말 만났다. 삼양홀딩스 재경실 회계팀의 이종석 씨는 “인턴 때 개발한 ‘회사 경영성과 툴’이 지금 그룹사에서 공통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우쭐해 했다. 삼양사 식품마케팅팀의 장세보미 씨는 기업 간 거래(B2B) 고객지원 서비스인 ‘CSP(Customer Service
Partner)’를 성공적으로 기획했다. 장씨는 “다음달 말엔 홈페이지도 오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년에 창립 90주년이 되는 삼양그룹은 새로운 100년을 설계할 채용전제형 하계 인턴을 뽑고 있다. 이번 하계 인턴에 선발되면 내년 1월1일자로 입사하게 된다.

◆“삼양그룹은 딱~ 내 스타일”

“삼양사 좋은 회사야, 한번 원서 내봐.” 지난해 취업준비를 앞둔 대학 4학년생이던 장씨는 같은 학교 식품학과 선배의 ‘강추’에 귀가 솔깃해졌다.

“남들이 다 좋다는 회사에 입사한 선배들이 그만두는 모습을 보면서 ‘과연 어떤 회사가 내게 맞는 회사일까’를 고민했어요. 그런데 선배들이 ‘삼양사는 만족도가 높은 회사’라며 하나같이 말하는 거예요.” 삼양사에서 인턴을 경험한 그는 ‘여기가 바로 내 회사’임을 확신하게 됐다. “인턴이라고 단순 업무를 시키는 것이 아니라 역할을 맡겨줬어요.

두 달간 생활하면서 삼양그룹은 기본에 충실한 회사, 뒤처지는 사람을 함께 이끌어 주는 회사임을 알았죠.”

자기소개서를 꼼꼼히 보는 회사로 알려진 삼양그룹 자소서 작성 노하우에 대해 장씨는 “경험이 담긴 스토리가 좋다”며 “한 문장을 읽어도 한번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쓰는 게 키포인트”라고 조언했다. 예컨대 ‘책임감과 성실함의 아이콘’이라고 쓰기보다 ‘2년 연속 동아리 회장을 했습니다’라고 구체적으로 표현하라는 설명이다.

‘식품마케터’로 변신한 장씨가 꼽은 마케터의 최고 역량은 뭘까. “말은 적게, 듣는 귀는 크~게 열어두셔야 해요. 삼양사의 밀가루·설탕을 쓰는 (거래업체)사장님들의 말에 공감해야 하거든요. 사장님들의 성공이 곧 삼양그룹의 성공이기 때문이죠.”

장씨가 하는 주된 일은 삼양사의 원재료를 쓰는 베이커리·외식업 사장들의 점포 운영 애로점을 해결해 주는 일이다. 음식위생부터 세무업무와 개업 판촉물 제작까지 알선해 주고 있다.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난다는 장씨는 “국내 첫 B2B 고객지원 서비스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회계전문가가 된 축구선수

이씨의 어릴 적 꿈은 축구선수였다. “공부보다는 운동을 더 좋아했어요. 물론 부모님의 지원도 한몫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축구에도 공부가 필요하다는 걸 느꼈어요. 비록 공부의 시작은 늦었지만 동기부여가 되니까 더 매달리게 되더라고요.”

운동을 좋아했던 이씨는 고교 시절 국가대표 선발전을 앞두고 무릎 부상으로 운동선수의 꿈을 포기해야 했다. 하지만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하면서 금융·재무·회계라는 또 다른 세계에 눈을 뜨게 됐다. 이씨는 운동을 했던 경험이 체력을 요구하는 재무팀 업무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숫자 하나만 틀려도 큰 실수가 되기에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체력이 무척 중요합니다. 여기에 꼼꼼함과 침착성을 가진다면 금상첨화라고 할 수 있겠죠.”

대학시절 내내 경희대 재무동아리 ‘클럽 오브 파이낸스(Club ofFinance)’에서 활동한 것은 경제학을
깊게 파고들게 된 계기가 됐다. “매주 이삼일은 밤을 새워가며 기업의 재무분석, 거시경제 시장동향 분석, 기업가치 산정을 했던 기억이 나요. 자격증은 없었지만 재무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삼양그룹이 인정해 준 것 같아요.” 대학 4학년 2학기, 친구들은 한창 취업준비로 바빴지만 그는 재무동아리 회장을 맡으
면서 선후배 사이의 가교역할을 했다. 이 재무동아리는 지난해 학내 우수동아리로 선정되기도 했다.

인터뷰 말미에 이씨는 “오랜 시간 자취생활을 하다 보니 끼니를 자주 걸렀는데 입사 후 몸무게가 10㎏이나 늘었다”며 “내 끼니를 해결해 주는 회사의 재무·회계 발전을 위해 서포트 역할을 잘 감당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삼양 신입사원은 좋겠네…하루 세끼 무료…2년차에겐 열흘 해외연수

[JOB 대학생 취업 디딤돌] "그대가 회사의 꽃, 삼양에 프러포즈하세요"
삼양그룹의 신입사원이 되면 김윤 회장과 오찬을 함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김 회장과 특급 호텔에서 식사하면서 궁금한 것을 물어볼 수도 있다. 김 회장이 사장으로 취임한 1996년 이후 계속 이어진 전통이다.

서울 연지동 본사의 아침-점심-저녁식사는 무료다. 샐러드바는 유기농 과일과 야채로 채워진다.

아침 식사는 정식 외에 샌드위치와 김밥도 제공된다. 또 삼양그룹 계열사인 친환경 샐러드바 ‘세븐스프링스’와 건강기능식품·화장품을 파는 ‘어바웃미’를 30% 할인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입사 2년차엔 10일간의 해외연수를 통해 안목과 시각을 넓혀주고 있다. 해당지역은 중국 일본 등 삼양그룹의 해외사업장이 있는 곳이다. 여름휴가는 단돈 1만원으로 제주도 삼양그룹 휴양소에서 보낼 수 있다. 결혼 후엔 자녀 수에 관계없이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학자금을 지원받고, 여름방학엔 회사에서 운
영하는 ‘어린이 영어캠프’에도 보낼 수 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이종석 1987년생, 경희대 경제학, 학점 3.85/4.5, 토익 765점 오픽IL, 삼양홀딩스 재경실 회계팀 사원

● 장세보미 1989년생, 성균관대 영문·경영학, 학점 3.88/4.5, 토익 920점 오픽IM2, 삼양사 식품마케팅팀 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