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경선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축제 분위기는커녕 당 안팎의 관심이 저조해서다.

지난해 6·9 전대 과정에서는 김한길 당시 대표 후보가 이해찬 후보의 대세론을 꺾고 첫 경선지인 울산에서 1위에 오르는 등 이변을 낳으며 흥행몰이한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 13일 부산·경남 합동연설회를 시작으로 닻을 올린 5·4 전당대회 본경선의 초반 흥행 성적표는 당내에서조차 ‘낙제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첫 일정이었던 부산 연설회는 행사장인 400석 규모의 부산 벡스코 컨벤션홀이 연설회 시작무렵 150석 정도만 채워지는 등 썰렁한 분위기였다. 전날 울산과 대구 토론회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이유는 복합적이다. 경선 방식이 우선적으로 꼽힌다. 지난해에는 권역별 순회 합동연설회 뒤 곧바로 투표를 실시했지만 이번엔 합동연설회를 모두 마친 뒤 한꺼번에 투표를 하는 ‘원샷 경선’ 방식을 채택했다. 연설회 후에 현장 투표로 이어지지 않다보니 대의원들의 출석이 저조한 결과를 가져왔다는 지적이다.

김한길 대표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독주가 이어지면서 역동성이 떨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이와 함께 최고위원을 당 대표 선거와 분리시키며 최고위원 경선이 ‘2부리그’로 전락한 것도 흥행실패의 요인으로 꼽힌다.

대선 패배 책임론 등을 둘러싼 친노(친노무현) 범주류와 비주류 간 계파 싸움 양상이 집중 부각되면서 정작 당 혁신 등의 과제는 뒷전으로 밀리고 있는 점도 한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당 고위 관계자는 “대선 패배 이후 당의 역동성이 사라지고 있는 모습을 대표 경선전이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후/이호기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