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경 한양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맨 왼쪽)가 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창조경제와 중소기업의 글로벌화 정책포럼’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김창경 한양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맨 왼쪽)가 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창조경제와 중소기업의 글로벌화 정책포럼’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박근혜정부의 핵심 아젠다인 ‘창조경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전체 기업의 99.9%, 고용의 86.8%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을 고부가가치 수출기업으로 육성하고 글로벌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한국무역협회와 중소기업연구원이 1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산업통상자원부 후원으로 개최한 ‘창조경제와 중소기업의 글로벌화 정책포럼’에 참석한 대학 및 연구기관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이같이 지적했다. 이날 주제 발표와 패널 토론에서는 바람직한 창조경제의 모습과 중소기업의 성장 전략이 심도있게 논의됐다.

이갑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제조 능력에 비해 뒤처진 중소기업의 디자인과 기술 사업화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동주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소기업 중 수출을 하는 기업은 2.8%에 불과하다”며 “저부가가치형 내수에서 고부가가치형 수출로 사업을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치중 무협 무역진흥본부장은 “중소기업의 글로벌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무협의 ‘수출 스타트업 프로그램’ 등 지원 정책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 조정란 인하대 정석물류연구원 교수는 “한국 중소기업은 1970년대 이후 구축된 대기업 의존적인 수직분업 체계에 머물러 있어 스스로의 책임있는 자구 노력도 필요하다”고 했다. 곽수근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개선이나 창조, 혁신이라는 말은 기존과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대기업에 비해 기존 틀을 깨기가 쉬운 중소기업이 분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창경 한양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너구리와 짜파게티를 같이 끓인 ‘짜파구리’가 인기를 끄는 것은 창조경제의 좋은 예”라며 “기본적인 플랫폼에 창의적인 아이디어만 추가하면 되는 경제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희수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은 “청년창업이 활성화하려면 우선 대학이 바뀌어야 한다”며 “기업이 탐욕으로 꽉 차 있다고 가르쳐서는 결코 창업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대기업이 유망 기술을 구매해 벤처 창업가들이 자본을 회수할 수 있는 길을 터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주영 숭실대 벤처중기과 교수는 “창조경제라고 해서 중소기업에 첨단 기술만 가지라고 강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 노하우를 통해 토마토 수출 산업을 발전시킨 네덜란드처럼 기술 적용이 더 중요할 수 있다”고 했다. 오중산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일정 규모 이상 중소기업의 신기술 개발과 부품소재 국산화를 지원해 대기업 중심의 기업 생태계 구조를 재편할 것”을 제안했다.

서욱진/김대훈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