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북단 트롬쇠의 ‘셀마’ 연어 양식장에서 한 직원이 연어를 들어 보이고 있다. 이곳에서는 연어 양식의 전 과정을 컴퓨터로 관리한다.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 제공
노르웨이 북단 트롬쇠의 ‘셀마’ 연어 양식장에서 한 직원이 연어를 들어 보이고 있다. 이곳에서는 연어 양식의 전 과정을 컴퓨터로 관리한다.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 제공
연어는 작년 12월 갈치 고등어 오징어 등과 함께 국내 4대 생선에 올랐다. 대형마트 판매량에서 대구 삼치를 추월한 것. 국내에 유통되는 연어는 대부분 노르웨이산이다. 전세기를 타고 날아온 연어는 해마다 늘고 있다. 2009년 6505에서 작년 8310으로 수입 규모가 불어났다. 특히 얼지 않은 냉장 연어의 수요는 작년 37%나 증가했다.

○파리보다 신선한 서울의 연어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서쪽으로 180㎞ 떨어진 항구도시 스타방에르에 위치한 수산 기업 ‘마린 하베스트’. 거대한 공장 안에 들어서자 수조에 펄펄 뛰는 연어가 보인다. 북해 양식장에서 막 잡아온 이 연어가 가공·포장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6분. 가공라인 위에서 연어의 뼈와 내장을 분리하고 박스에 넣는 것까지 모든 과정은 자동화 처리돼 있었다. 이 모든 공정을 관리하는 인원은 10명뿐이었다.

이렇게 처리되는 연어는 하루에 5만~8만마리(250~400)에 달한다. 연어는 포장되자마자 냉장 컨테이너 트럭에 실려 오슬로공항으로 운송된다. 공항엔 매주 세 차례 뜨는 대한항공 전세기를 비롯 각국의 연어 수송기가 대기하고 있다. 연어가 북해바다에서 서울의 식탁에 올라오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사흘을 넘지 않는다. 대형마트에서 삼치(250g당 4980원)보다 비싼 100g당 3000원인데도 연어가 많이 팔리는 것은 맛도 맛이지만 이런 신선함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150개국에 수산물을 수출하는 노르웨이의 첨단가공 및 유통시스템이 만들어낸 결과다.

생산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오스카 오문센 매니저는 “월요일에 가공한 냉장 연어는 수요일이면 한국 대형마트에서 판매된다”며 “육로로 운송해 프랑스 파리에서 판매되는 냉장 연어보다 더 신선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연 6조원어치 수출

국내 연어 수입업체 원일수산의 박용백 부사장은 “노르웨이 연어의 강점은 고정된 가격에 1년 내내 공급된다는 것”이라며 “한 업체가 양식 가공 운송까지 모든 과정을 처리하는 안정된 생산·유통과정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 “국가에서 엄격하게 수요와 생산량을 관리하고 위생을 책임지기 때문에 노르웨이산 연어를 믿고 거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노르웨이 북단의 항구도시 트롬쇠에 위치한 ‘셀마’ 양식장은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을 잘 보여주고 있다. 둘레 150m, 깊이 30m에서 자라는 15만마리의 연어는 자동시스템에 의해 제어되고 있었다. 수온과 사료공급 상태, 물의 위생 정도 등이 컴퓨터 모니터에 실시간으로 나타난다. 8개의 양식조마다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물고기의 움직임도 체크된다.

노르웨이가 한 해 수출하는 연어는 6조원어치다. 헨릭 앤더슨 노르웨이 수산물위원회(NSC) 이사는 “인구 490만명의 노르웨이에서 매일 3700만명이 먹을 수 있는 수산물을 생산해 150개국으로 수출한다”며 “더 많은 나라에 신선한 수산물을 수출할 수 있도록 정부는 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방에르=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