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보유지분 다 팔겠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1위인 바이오 의약품 업체 셀트리온의 서정진 회장(사진)이 ‘공매도 세력과의 전쟁’에 지쳐 보유 지분을 모두 팔겠다고 선언했다.

서 회장은 16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5~6월께 자체 개발한 관절염 치료제 복제약인 ‘렘시마’에 대한 유럽의약품청(EMA)의 판매 승인이 나는 대로 셀트리온과 다른 계열사 보유 주식을 전량 다국적 제약사에 매각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2000년 설립된 바이오시밀러(복제약) 개발·제조 업체로,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1위(4조3525억원) 업체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 지주회사인 셀트리온홀딩스 지분 97.28%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셀트리온 제품 해외 판매를 담당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도 50.31% 갖고 있다.

그는 “지난 2년여간 소액주주를 보호하기 위해 공매도 세력에 적극 대처했지만 역부족이었다”며 “셀트리온을 투기 세력의 공격에 맞설 수 있는 굳건한 회사로 만들기 위해 다국적 제약사에 팔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의 기술력과 생산 인프라를 높이 평가한 몇몇 다국적 기업이 이미 관심을 표명한 상태”라며 “늦어도 올해 안에 매각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회사 매각에 대해 “주주와 직원을 위해서는 최선의 결정이지만 국가 차원에서 보면 안타까운 일”이라며 “한국 정부는 ‘창조기업 육성’이란 슬로건을 외치고 있으나 그동안 도움은커녕 질투와 시기만 받았다”고 토로했다.

금융당국도 맹비난했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에 대한 공매도가 도를 넘어 금융위원회에 수차례 대책을 요구했지만 아무런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코스닥 기업에 공매도를 허용하면 성장 단계 기업은 투기 세력의 먹잇감이 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진형/김형호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