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공백에 한화그룹株 '풀썩'
한화그룹주가 16일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전날 항소심에서 징역 3년형을 선고받으면서 총수 부재 상황이 장기화할 수밖에 없게 된 충격에 한화생명, 한화, 한화케미칼 등 6개 상장사가 모두 하락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한화그룹의 주력 기업이 업황이 좋지 않은 건설, 화학, 금융에 몰려 있는 데다 ‘총수 공백’이란 악재까지 겹치면서 부진이 오래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한화케미칼은 5.14% 급락한 1만6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0거래일 중 이틀을 제외하곤 모두 떨어지거나 보합에 머무는 장기약세 국면을 이어갔다. 그룹 전체의 분위기를 반영하는 가늠자격인 지주사 한화 역시 1.40% 하락했다. 한화도 최근 10거래일 중 하루를 빼곤 모두 주가가 내려앉았다. 한화손해보험(-1.13%)과 한화투자증권(-0.87%) 한화타임월드(-0.80%) 한화생명(-0.15%)도 모두 떨어졌다.

문제는 법정소송이 장기화하면서 한화그룹주의 부진이 올 들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증권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그룹 주력인 한화생명은 올 들어 4개월 연속 하락했다. 지난달 6개 상장사 중 4개사 주가가 떨어졌고, 이달 들어선 전 종목 주가가 월초에 비해 떨어졌다. 2주 남짓 기간에 2.34% 하락한 한화생명이 그나마 선방한 편이고 나머지 계열사들은 하락률이 5~15%대에 이른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룹 총수가 실형을 받은 것이 자율경영 시스템으로 움직여온 개별 계열사들의 단기적인 회사 운영에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룹 전체의 큰 경영 구상이나 한화그룹을 둘러싼 시장 분위기에는 좋지 않은 요소인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