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은 국내 대기업집단 가운데 처음으로 모든 협력업체를 위한 그룹 단위 상생경영 시스템을 만들고 이를 명문화해 체계적인 상생경영을 펼치고 있다. 2008년 9월 ‘SK상생경영위원회’를 발족했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시한 공정한 계약 체결, 공정한 협력업체 선정, 불공정한 거래 사전 예방 등 3대 가이드 라인을 채택해 그룹 차원의 전방위적인 상생경영 활동을 실천해 왔다.

최태원 SK 회장은 “중소 협력업체의 발전은 회사 생존을 위한 핵심 요소의 하나”라며 “회사의 영속적인 발전과 SK가 추구하는 행복경영의 실천을 위해서도 중소 협력업체와의 파트너십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도 ‘위기극복형 상생협력’을 강화하기로 하고 신뢰 기반의 상생 인프라 구축, 시너지 창출을 통한 경쟁력 제고, SK식 상생문화 구축을 3대 핵심 사업으로 정해 추진하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앞줄 왼쪽 세 번째)이 2010년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SK 상생 CEO 세미나에 참석해 협력업체 CEO들과 함께 상생을 다짐하며 기념촬영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최태원 SK 회장(앞줄 왼쪽 세 번째)이 2010년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SK 상생 CEO 세미나에 참석해 협력업체 CEO들과 함께 상생을 다짐하며 기념촬영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상생아카데미의 협력업체 지원

SK그룹은 온라인 상생지원센터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이 사이트를 통해 각 관계사의 상생경영 활동 현황은 물론 중소 협력업체가 필요로 하는 최신 비즈니스 동향과 경영 정보 등을 제공한다.

SK그룹은 협력업체 임직원 교육에도 적극적이다. 상생 CEO세미나와 상생 MDP 등의 과정을 통해 연간 5000여 협력사에 재직 중인 4만2000여명의 임직원이 교육을 받고 있다.

SK는 상생경영 활동이 1차 협력업체뿐 아니라 2, 3차 협력업체에도 퍼질 수 있도록 1차 협력사에 대해 2차 협력업체와의 상생협력 의무를 명문화했다.

납품 대금 지급은 SK에너지, SK텔레콤 등을 포함, 10여개 계열사가 100% 현금성 결제 조건을 준수하고 있다. SK텔레콤, SK케미칼, SK건설은 우수한 협력업체에 이행보증보험증권 제출 면제, 경쟁입찰 참가 우선권 등의 구매우대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또 SK하이닉스는 특허 무상 양도 및 IP컨설팅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협력사인 서울엔지니어링의 경우 SK와의 공동 기술 개발 및 공동 특허 출원을 통해 연 120억원의 매출증대 효과를, SK 측은 연 60억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뒀다.

SK이노베이션은 협력업체가 베트남 BSR사의 공장 보수사업을 165억원에 수주할 수 있게 지원했다. SK종합화학은 협력사의 해외 전시관 운영 및 설치를 위한 교육을 실시하고 현지 체재 비용을 전액 지원해 해외시장 개척을 적극 돕고 있다.

SK텔레콤은 민간기업 최초로 협력사 대금 결제 시스템을 개발해 1차 협력사에 지급한 대금이 2차 협력사에 제대로 지급되는지 관리할 예정이다.

○규모 커지는 동반성장펀드

SK그룹은 지난해 말 270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펀드를 조성했고 이 규모를 3210억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는 2010년 처음 설정한 1500억원보다 두 배 이상 확대된 금액이다. 작년 말 대출 실적은 1661억원, 이자 감면율은 1.7%였다.

SK는 그룹 협력사들의 투자에 특화해 지원하는 1000억원 규모의 ‘목적펀드’도 조성했다. 이 펀드에 조성된 투자금은 오로지 협력사가 추진하는 연구·개발, 공장 증설 등에만 사용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동반성장보험’으로 96억원을 조성했다. 동반성장보험은 1차 협력업체의 부도로 인한 2차 협력업체의 자금난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다.

이런 펀드나 보험과 더불어 SK그룹의 CEO들이 직접 협력업체를 방문해 협력업체의 고충을 수시로 확인하고 있다. 이만우 SK(주) 브랜드관리실장은 “앞으로 1차 협력업체뿐 아니라 2, 3차 협력업체도 실질적인 혜택을 받아 경쟁력과 자생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다양한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펼쳐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