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1,110원대 환율 장기평균과 괴리 없어'

한국은행이 앞으로도 금리를 내릴 의향이 없음을 재차 시사했다.

17일 한은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업무보고 자료에서 "금융완화기조의 장기화에 따른 우리 경제 내부의 불균형 발생 가능성에 대해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 4월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정부는 물론 정치권, 청와대의 강한 기준금리 인하 압박을 받았다.

그러나 김중수 한은 총재는 저금리의 부작용 등을 언급하며 금리를 동결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외압은 금리결정의 변수가 아니다"라며 "현재의 통화 기조는 매우 완화적"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의 업무보고는 김 총재의 이러한 의중을 금리 인하를 종용했던 국회에 다시금 전달한 것이다.

한은은 또 지난해 4분기 한국의 균형환율은 달러 당 1,052원에서 1,066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과거시점이긴 하지만 한은이 적정환율 수준을 공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현재의 1,110원대 환율 수준에 대해서도 '장기평균환율이나 실질실효환율(구매력을 고려한 환율)과 크게 괴리돼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엔저 현상을 놓고는 '원·엔 환율이 추가로 크게 하락하지 않는 한 실물 부문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가계부채 증가율에 대해 '여전히 소득 증가율을 웃돌아 채무부담 쌓이며 가계소비를 제약할 우려가 있다'며 '실물경기·부동산 경기 부진 지속으로 가계가 부실화하면 경제에 상당한 부담요인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단기금리 역전현상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남아 있는 한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며 역전현상이 해소돼도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를 소폭 웃도는 수준에서 유지된다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bangh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