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 느는 증권사 보험판매…삼성생명 1위
증권사를 통한 보험상품 판매가 빠르게 늘고 있다. 동양생명이 동양증권을 통해 보장성보험을 판매하는 등 판매상품도 다양화되고 있다. ‘빅3’ 생명보험사 중에선 삼성생명이 증권사 창구를 가장 활발히 이용하고 있다. 증권사들도 앞다퉈 보험상품 판매에 나서고 있어 증권사를 통한 보험판매실적이 갈수록 증가할 전망이다.

◆2년 만에 12배 증가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 한화 교보 등 13개 생보사가 2012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에 증권사를 통해 판매한 보험상품은 1조573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증권사를 통한 보험판매는 2010회계연도 1282억원에서 2011회계연도에는 3039억원으로 증가하더니 2012회계연도에는 1조6000억원에 육박했다. 최근 2년간 12배 이상 판매실적이 늘어난 셈이다.

은행을 통한 보험판매실적은 2010회계연도 3조851억원에서 2012회계연도엔 10조8583억원으로 3.5배 증가했다. 아직 은행을 통한 보험판매실적의 7분의 1에 불과하지만 그 차이를 빠른 속도로 좁히고 있다.

지난 회계연도에 증권사를 통해 보험상품을 가장 많이 판매한 생보사는 삼성생명(5798억원)으로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삼성생명은 2010회계연도만 해도 457억원어치를 파는 데 그쳤지만 작년에 판매규모를 크게 늘렸다. 이어서 한화생명(4783억원) 신한생명(2235억원) 동양생명(993억원) 알리안츠생명(741억원) 순이었다. 교보생명의 판매실적은 520억원에 그쳤다.

◆보장성보험도 판매

증권사를 통한 보험판매 실적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판매채널을 확대하려는 보험사의 전략과 거래대금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증권사의 수익확대 욕구가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보사들이 판매 창구를 확대하기 위해 1차적으로 은행과 제휴를 맺은 다음 증권사, 저축은행으로까지 범위를 넓히고 있다”며 “2~3년 전부터는 증권사가 먼저 생보사에 적극적으로 제휴를 제의하는 일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은행과 증권사가 보험을 판매할 경우 2%대 후반에서 3%대 초반의 수수료를 받는다. 증시 거래대금 감소로 적자에 허덕이는 증권사로선 새로운 수익원으로 눈여겨볼 수밖에 없다. 작년 하반기부터 한국투자증권과 대신증권 등이 보험판매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증권사를 통한 보험판매 실적이 증가하자 보험사들은 판매상품도 다양화하고 있다. 동양생명은 지난 10일부터 계열사인 동양증권을 통해 보장성 보험인 ‘수호천사 명품실버암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증권사 창구에서 보장성보험을 팔기는 동양생명이 처음이다. 정부는 불완전 판매와 설계사 실업 등의 부작용을 감안해 개인 보장성 보험과 자동차 보험은 방카슈랑스 대상에서 제외했다. 다만 보험 기간이 끝났을 때 환급금이 지급되는 보장성 보험은 허용하고 있다.

은행과 증권사 저축은행 등을 통해 판매하는 보험은 모두 ‘방카슈랑스’로 분류된다. 방카슈랑스를 이용하면 설계사를 통해 보험에 가입하는 것보다 유리하다.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모집수당만큼을 아낄 수 있어서다. 보험사 관계자는 “똑같은 저축성 보험에 10년 만기로 가입할 경우 방카슈랑스 만기 수익률이 5%포인트가량 높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