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 사범이 챙긴 부당 이득의 200%를 환수하는 방안이 도입된다. 금융위원회 조사공무원에게는 특별사법경찰권(특사경)이 부여돼 검찰 지휘를 받아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하게 된다.

금융위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 근절 종합대책’을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법무부, 국세청 등과 함께 18일 발표한다. 이 대책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3월 첫 국무회의에서 주가조작 엄단을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금융위는 주가조작 수사의 속도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법무부 검찰 등이 함께 참여하는 합동수사단을 꾸리기로 했다. 금융위는 금감원으로부터 수사 담당 전문 인력 10여명을 파견받아 조사과에 배치하기로 했다. 파견된 금감원 직원들도 특사경을 갖게 된다. 이들은 경찰과 마찬가지로 파견 검찰 지휘를 받아 과징금 부과와 검찰고발 업무 등을 맡게 된다.

김용범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금감원은 제외하고) 금융위만 특사경을 받는 부분 특사경 제도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증권범죄 처벌기간을 단축하기 위한 ‘패스트 트랙’ 제도 도입을 추진했다. 주가조작 사건 조사에서 기소까지 1년 이상 걸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증권선물위원회가 한국거래소에서 받은 혐의 자료를 분석, 검찰의 직접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금감원 조사 없이 바로 검찰에 넘긴다는 구상을 내놨다.

금융위에 '합동수사단' 설치 신속 수사

이 과정에서 금감원 실무 조사직원을 검찰에 배속, 강제수사권을 주는 특사경 도입을 추진했다. 하지만 검찰의 과도한 간섭을 우려한 금감원의 반발이 큰 데다 검찰과 금융감독기관, 자본시장법과 특사경법 사이에 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이유로 제도 도입은 무산됐다. 대신 금감원 출신이지만 금융위에 파견된 조사관이 검찰 지시를 받으며 활동토록 해 비슷한 효과를 보도록 했다.

금융위는 과징금 제도를 도입, 주가조작 사범의 부당이득을 전면 환수하는 수준을 넘어 200% 규모의 가중 환수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주가조작 사범의 부당이득을 철저히 환수하고 처벌을 강화한다는 취지에 따라 부당이득금의 최대 200%까지 환수키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과징금 제도를 뒷받침하는 다양한 보완책도 마련된다. 공정거래위원회를 벤치마킹해 변호사 조력권과 금융위 처분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는 장치를 준비했다. 그동안 공정위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과정에서 피조사인이 심결에 참여할 때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 변호사 조력권과 공정위의 처분에 이의를 신청할 수 있는 제도 등을 운영해 왔다.

이 밖에 금융위와 금감원은 주가조작 조사조직도 확대하기로 했다. 그동안 1800여개 상장사의 실시간 거래내역을 금감원 자본시장국 소속 80여명이 감시해 왔지만 담당인력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김동욱/안대규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