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하락경쟁 자제·환율의 정책목표화 금지"…일본 거명은 안해

18∼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의 공동성명 초안에 엔저 견제를 염두에 둔 문구가 포함됐다고 아사히신문이 18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초안에는 '통화가치 하락 경쟁을 자제하고, 환율을 정책의 목표로 삼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일본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지만 내용상 일본은행이 지난 4일 발표한 대규모 금융완화 조치로 엔화 가치가 급락한데 대해 견제하는 취지라고 아사히는 소개했다.

일본은행이 지난 4일 시중 자금공급량을 2년 안에 2배로 늘리겠다고 발표한 이후 2주 사이에 엔화 가치는 달러당 93엔대(4월3일)에서 한때 99엔대 후반까지 떨어졌다가 18일 오전 7시(일본시간) 현재 98엔대 초반으로 다소 반등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엔화 가치 하락을 야기한 아베노믹스(과감한 금융완화를 골자로 한 아베 신조 내각의 경제정책)를 둘러싼 공방이 하이라이트가 될 전망이다.

일본은 대대적인 금융완화 조치가 장기 디플레이션 탈피를 위한 국내 정책이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야기된 엔저가 일본 수출기업들에 날개를 달아준 격이어서 일본의 수출 경쟁국인 한국이나 중국, 브라질 등 신흥국들은 경계의 끈을 당기고 있다.

이에 따라 혁신적 금융완화 조치를 주도한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는 취임(3월20일) 이후 첫 국제 무대인 이번 회의에서 각국의 전방위 공세에 맞서 '아베노믹스'의 변호인 역할을 할 전망이다.

(도쿄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