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Insight] 보조금서 서비스로…SK텔레콤 '통신경쟁 패러다임'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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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SK텔레콤
가입자끼리 통화 무제한…'T끼리 요금제' 돌풍
데이터 나눠주고 만들어쓰는 고객 맞춤형 상품도 출시
유선보다 빠른 무선…'LTE-A' 9월 상용화 예정
가입자끼리 통화 무제한…'T끼리 요금제' 돌풍
데이터 나눠주고 만들어쓰는 고객 맞춤형 상품도 출시
유선보다 빠른 무선…'LTE-A' 9월 상용화 예정
![강은구 기자 egkang@ hankyung.com](https://img.hankyung.com/photo/201304/AA.7361355.1.jpg)
그러나 지난달 21일 SK텔레콤의 중대 발표는 ‘T끼리’ 요금제였다. SK텔레콤 가입자끼리 음성통화를 무제한 쓰게 해주고, 휴대폰 사용자가 가입한 통신사와 관계없이 문자메시지를 공짜로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요금제다. 경쟁사들은 부랴부랴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다. 1주일여 만인 4월1일 KT는 ‘모두다 올레’ 요금제를 내놨다. KT 가입자 간 영상통화까지 무제한으로 쓰는 요금제다. 이어 LG유플러스가 지난 15일부터 ‘무한자유’ 요금제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같은 통신사 가입자뿐 아니라 다른 통신사 가입자와의 음성통화도 무제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통신사 간 요금제 경쟁에 불이 붙은 것이다.
SK텔레콤의 새로운 요금제는 통신사 간 경쟁의 틀을 바꿔놓았다. 경쟁 패러다임을 ‘보조금’에서 ‘서비스’로 변화시킨 것. 방통위의 과징금 부과와 영업정지도 잡지 못했던 고질적 보조금 경쟁을 SK텔레콤이 잠재운 것이다.
○‘보조금에서 서비스 경쟁으로’
SK텔레콤의 ‘T끼리’ 요금제는 즉흥적으로 나온 것이 아니다. “보조금 경쟁을 끝낼 근본적인 해법을 오랫동안 고민한 끝에 나왔다”는 것이 SK텔레콤의 설명이다.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은 지난달 22일 주주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시장을 선도해야 할 의무가 있는 1위 사업자로서 (보조금 경쟁과 관련해) 그간 많은 반성을 했다”고 말했다. 보조금 경쟁의 가장 큰 문제는 이용자 차별이다. 정보에 밝고 발 빠른 일부 이용자들만 휴대폰을 싸게 구입할 수 있다. 나머지는 훨씬 비싼 가격에 휴대폰을 사게 된다. 혜택이 일부에게만 돌아가는 것이다. SK텔레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조금으로 다른 통신사 가입자를 빼앗기보다 기존 가입자에 대한 혜택을 강화하기로 했다. 보조금 전쟁에서 벗어날 출구를 찾은 셈이다.
이를 위해 올해 초 ‘고객 가치’ 경영 원칙을 세웠다. 이후 ‘T끼리’ 요금제 이외에 다양한 정책을 내놨다. 장기 우량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저렴하게 휴대폰 단말기를 바꿀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남은 데이터 제공량을 가족, 친지, 친구끼리 나눠 쓸 수 있는 서비스도 선보였다. 두 서비스 모두 내놓은 지 두 달여 만에 50만명 이상의 가입자가 이용했다.
○“유선보다 빠른 무선 시대 연다”
SK텔레콤은 한 발 더 나아간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지난 10일 경기도 성남시 정보통신기술(ICT) 기술원. SK텔레콤은 스마트폰으로 오는 9월 상용화할 롱텀에볼루션어드밴스트(LTE-A) 서비스를 시연했다. 권혁상 SK텔레콤 네트워크부문장은 “LTE-A는 가입자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혁신의 일환”이라며 “세계 통신 역사상 처음으로 유·무선 데이터 통신 속도가 역전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LTE-A는 LTE보다 한 단계 진화한 것으로, 현존하는 가장 빠른 이동통신 기술이다. 지금의 LTE보다 2배, 3세대(3G)보다 10배 빠르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데이터 전송 속도가 초당 최고 150메가비트(Mbps)에 이른다. 일반 가정에서 이용하는 유선 광랜(100Mbps)보다 빠른 속도다. LTE-A를 이용하면 800메가바이트(MB)의 영화 한 편을 43초에 내려받을 수 있다. 같은 영화를 3G 통신망을 이용해 내려받으면 7분24초, LTE는 1분25초, 유선(광랜)은 1분4초가 걸린다.
SK텔레콤은 LTE-A 상용화를 위해 핵심 기술인 캐리어 애그리게이션(CA·Carrier Aggregation) 등 기술 개발을 완료했다. CA는 서로 다른 대역의 주파수를 묶는 기술이다. 주파수는 데이터가 지나가는 도로다. 두 개의 주파수를 묶으면 2차선 도로를 4차선 도로로 넓힐 수 있다. 이에 따라 최고 75Mbps인 LTE보다 2배 빠른 150Mbps까지 속도를 낼 수 있는 것이다.
○헬스케어 등 ICT 융합 신사업 도전
SK텔레콤은 이 같은 기술 혁신을 기반으로 신사업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이미 의료와 ICT를 접목한 헬스케어 사업 등에 진출해 성과를 내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 ‘헬스-온’을 선보였다. 서울대병원과 설립한 합작사 ‘헬스커넥트’를 통해서다. 헬스-온은 개인별 건강검진 결과를 평가해 건강관리 목표를 정하고 스마트폰 등으로 식이요법과 운동치료를 제안, 관리해준다. 예컨대 이용자가 손목시계형 운동체크기구인 ‘헬스-온 트래커’를 차고 운동을 하면 이 기록을 의료진 등 전문가에게 전송한다. 전문가들은 이 기록을 근거로 식단 등을 짜준다. ‘손 안의 주치의’인 셈이다.
이철희 헬스커넥트 대표(보라매 서울대병원장)는 “유전자, 생활습관 등이 건강에 큰 영향을 주는데, 이 중 생활습관으로 인해 건강 문제가 발생하는 비중이 50% 이상”이라며 “헬스-온은 생활습관을 바로잡아주는 서비스”라고 소개했다. SK텔레콤은 당뇨 등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자들을 대상으로 특화한 헬스-온 서비스도 올해 안에 선보일 예정이다.
스마트병원 서비스도 개발했다. 환자가 병원에 들어서면 스마트폰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으로 진료 접수와 길 안내를 해준다. 진료 후에는 진료비 수납과 처방전 발급도 해준다. 처방전과 함께 약국도 알려준다. 최근 문을 연 분당서울대병원 암센터가 이 서비스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환자가 아픈 몸으로 여기저기 물어보면서 복잡한 접수와 수납 등을 해야 하는 불편함을 해소한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