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3곳 중 1곳 이자 못갚고 '허덕'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이 9년 만에 최악을 기록했다. 1000원어치를 팔아 평균 48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데 그쳤다. 또 기업 3곳 중 1곳은 번 돈으로 이자도 갚지 못했다.

18일 한은이 발표한 ‘2012년 기업경영분석(속보)’을 보면 지난해 국내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4.8%로 전년(5.3%)보다 0.5%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한은이 통계를 집계한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상장기업 1514개와 비상장 주요 기업 182개를 분석한 결과다.

수익성이 나빠지면서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이자비용)도 크게 떨어졌다. 지난해 이자보상비율은 평균 375.1%로 전년(418.4%)보다 43.3%포인트 하락했다. 이 역시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중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업체도 32.7%에 달했다. 국내 기업 중 3분의 1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내고 있다는 뜻이다.

성장성 지표인 매출액증가율도 전년 14.1%에서 5.0%로 급락했다. 국내 기업들의 미래 영업이익 창출 능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총자산증가율도 8.3%에서 4.9%로 낮아졌고, 유형자산증가율도 8.2%에서 5.8%로 하락했다. 기업의 안정성을 나타내는 자기자본 대비 부채 비율은 지난해 93.8%로 전년(99.3%)보다 떨어졌다. 차입금 의존도(25.1%)는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한은은 이에 대해 기업들이 적극적인 경영을 꺼리고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했다.

현금 수입으로 단기 차입금과 이자비용을 얼마나 부담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현금흐름보상비율은 전년 55.5%에서 66.2%로 올랐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의 이자보상비율이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1년 이하 단기 상환 능력만 늘었을 뿐 장기 상환 능력에는 여전히 문제가 많다는 게 한은의 지적이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