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덜 들것 같아 음악인생 택했는데 가수 스트레스 심해 미술 다시 시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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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조영남 씨, 외교부서 미술 강의
1974년 미국서 화투 소재 떠올려
쉽게 쓴 현대미술 소개서도 출간
1974년 미국서 화투 소재 떠올려
쉽게 쓴 현대미술 소개서도 출간
“저는 이 시대 최고 미술가로 스티브 잡스를 꼽습니다. 아이폰의 날씬함, 손에 딱 잡히는 감촉은 정말 예술이지요. 현대인과 현대미술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가수 조영남 씨(사진)가 18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문화산책’ 강사로 나서 외교관을 대상으로 현대미술에 대해 강의했다. 조씨는 현대미술을 쉽게 소개한 ‘현대인도 못알아먹는 현대미술’ 저자이기도 하다. 이날 강연은 외교 현장에서 예술적 소양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미술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조씨는 “어려서부터 나의 삶은 미술과 노래가 함께했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 ‘깡시골’(충남 예산군)에서 학예회 때마다 독창을 했어요. 고교 땐 미술부장을 했고요.” 그는 서울대 성악과를 중퇴했다. 전공으로 음악을 택한 것에 대해 “음악은 목소리 외의 재료가 필요 없어서 돈이 덜 들 것 같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등록금 마련을 위해 주한 미8군 쇼단에서 노래를 불렀어요. 미8군에서 인기를 끌자 한 달 월급이 대학 한 학기 등록금만큼 들어왔어요. 학교가 우스워지더군요. 학교를 자퇴하고 정식 가수가 됐어요.”
미술을 다시 시작한 것은 그가 가수로 한창 인기를 끌던 1970년대 초였다. “음악이 직업이 되니 스트레스받는 일이 돼버리더군요.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미술을 시작했지요.” 조씨는 1974년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현대미술에 눈을 떴다고 말했다. 당시는 현대미술의 메카가 파리에서 뉴욕으로 옮겨가던 때였다. “현대미술 전시실을 구경하는데 그릴 만한 것은 다 그려놨더군요. 사람들의 눈을 붙잡아둘 수 있는 소재를 고민하다가 떠올린 게 화투였습니다.”
그는 “화투를 통해 우리가 모순 속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화투 48장은 일본 그림이에요. 한국에선 화투가 인기지만 정작 일본에서는 거의 없어졌지요. 이 미묘함이 흥미로웠습니다.”
조씨는 “미술은 우리 생활 속에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가 아침에 고르는 옷 색깔, 디자인, 이 모두가 미술 행위라는 설명이다. 그는 다음달 9일 서울 나무갤러리에서 ‘코카콜라 프렌즈’를 주제로 전시회를 연다. “코카콜라 로고는 자본주의의 상징이 됐지요. 작품에 코카콜라를 차용해 동양과 서양의 공존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조씨는 강연에 참석한 외교관들에게 “미술에 조금 더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미술을 몰라도 외교관을 할 수 있고 대사도 될 수 있어요. 하지만 이왕 외교관으로서 전시회에 초대받았으면 그 자리에서 따분한 시간을 보내느니 즐기는 게 좋지요.”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가수 조영남 씨(사진)가 18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문화산책’ 강사로 나서 외교관을 대상으로 현대미술에 대해 강의했다. 조씨는 현대미술을 쉽게 소개한 ‘현대인도 못알아먹는 현대미술’ 저자이기도 하다. 이날 강연은 외교 현장에서 예술적 소양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미술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조씨는 “어려서부터 나의 삶은 미술과 노래가 함께했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 ‘깡시골’(충남 예산군)에서 학예회 때마다 독창을 했어요. 고교 땐 미술부장을 했고요.” 그는 서울대 성악과를 중퇴했다. 전공으로 음악을 택한 것에 대해 “음악은 목소리 외의 재료가 필요 없어서 돈이 덜 들 것 같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등록금 마련을 위해 주한 미8군 쇼단에서 노래를 불렀어요. 미8군에서 인기를 끌자 한 달 월급이 대학 한 학기 등록금만큼 들어왔어요. 학교가 우스워지더군요. 학교를 자퇴하고 정식 가수가 됐어요.”
미술을 다시 시작한 것은 그가 가수로 한창 인기를 끌던 1970년대 초였다. “음악이 직업이 되니 스트레스받는 일이 돼버리더군요.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미술을 시작했지요.” 조씨는 1974년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현대미술에 눈을 떴다고 말했다. 당시는 현대미술의 메카가 파리에서 뉴욕으로 옮겨가던 때였다. “현대미술 전시실을 구경하는데 그릴 만한 것은 다 그려놨더군요. 사람들의 눈을 붙잡아둘 수 있는 소재를 고민하다가 떠올린 게 화투였습니다.”
그는 “화투를 통해 우리가 모순 속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화투 48장은 일본 그림이에요. 한국에선 화투가 인기지만 정작 일본에서는 거의 없어졌지요. 이 미묘함이 흥미로웠습니다.”
조씨는 “미술은 우리 생활 속에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가 아침에 고르는 옷 색깔, 디자인, 이 모두가 미술 행위라는 설명이다. 그는 다음달 9일 서울 나무갤러리에서 ‘코카콜라 프렌즈’를 주제로 전시회를 연다. “코카콜라 로고는 자본주의의 상징이 됐지요. 작품에 코카콜라를 차용해 동양과 서양의 공존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조씨는 강연에 참석한 외교관들에게 “미술에 조금 더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미술을 몰라도 외교관을 할 수 있고 대사도 될 수 있어요. 하지만 이왕 외교관으로서 전시회에 초대받았으면 그 자리에서 따분한 시간을 보내느니 즐기는 게 좋지요.”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