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 부문 사장(왼쪽)과 김현석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오른쪽)은 지난해 8월 열린 유럽가전전시회(IFA)에서 샤프 부스를 찾아 IGZO 패널을 살펴봤다.   한경DB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 부문 사장(왼쪽)과 김현석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오른쪽)은 지난해 8월 열린 유럽가전전시회(IFA)에서 샤프 부스를 찾아 IGZO 패널을 살펴봤다. 한경DB
삼성과 일본 샤프가 단순 협력을 넘어 밀월관계로 발전하고 있다. 지난달 말 샤프 지분 3.04%를 전격 인수한 삼성전자는 TV 패널에 이어 노트북 패널까지 공급받기로 했다. 추가 지분 투자 가능성도 부인하지 않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샤프가 삼성전자에 중소형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올여름부터 공급한다고 19일 보도했다. 샤프가 독자 개발한 IGZO(산화물반도체) 기술로 생산되는 이 패널은 11.6인치 제품으로 삼성 노트북에 탑재된다.

산화물을 활용하는 IGZO는 유리기판에 실리콘을 증착시키는 방식의 기존 LCD에 비해 전력 소모가 80~90% 적지만 밝기는 더 밝다.

샤프는 몇 년 전부터 LCD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IGZO를 개발해 왔으나 결함 없는 완성품 비율을 뜻하는 수율이 낮은 게 문제였다. 수율이 낮으면 가격이 비싸진다. 이 때문에 지난해 애플 아이패드5용으로 납품하려다 실패했다. 9.7인치 패널 기준으로 기존 LCD가 75달러 선인 데 비해 IGZO는 85달러 수준으로 10달러나 비쌌다. 이에 따라 샤프는 자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용으로 쓰고, HP와 델 등에만 소규모로 납품해 왔다.

일본 전자업계는 삼성과의 이번 공급 계약으로 중소형 패널을 만드는 샤프 가메야마공장 가동률이 현재 60%보다 10~20%포인트 더 높아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삼성은 작년부터 샤프 사카이공장에서 생산하는 TV용 패널 구매를 늘리고 있다. 주력 생산라인인 사카이공장과 가메야먀공장 모두 삼성 의존도를 늘리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말 샤프에 104억엔을 투자, 지분 3.04%를 확보해 다섯 번째 주주가 됐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