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에게 체계적인 금융 관련 신용교육을 실시하기 위한 정책토론회가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박성호 의원(새누리당) 주최로 19일 열렸다.왼쪽부터 문영배 나이스 CB연구소장, 박 의원, 박춘란 교육부 대학정책관, 김명용 창원대 학생처장.  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대학생들에게 체계적인 금융 관련 신용교육을 실시하기 위한 정책토론회가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박성호 의원(새누리당) 주최로 19일 열렸다.왼쪽부터 문영배 나이스 CB연구소장, 박 의원, 박춘란 교육부 대학정책관, 김명용 창원대 학생처장. 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3개월 이상 빚을 갚지 못해 금융채무불이행자(신용불량자)가 된 20대의 비율이 다른 연령대의 두 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자금 부담 외에도 ‘신용 리스크’에 대한 인식이 약해 고금리 대출을 무분별하게 썼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20대가 신용불량자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것을 막기 위해 대학에서 신용 관련 교육을 시작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0대 다중채무자 12% 신용불량자로

20대 신용불량자 비율 다른 연령대의 2배
19일 나이스신용평가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3개 이상 금융회사에 빚을 지고 있는 다중채무자의 부실률을 연령대별로 보면 20대가 12.2%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이상 연령대의 평균 부실률 6.3%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부실률은 2012년에 한 번이라도 90일 이상 빚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된 사람의 비율을 말한다. 20대 다중채무자 100명 가운데 12명은 지난해에 신용불량자가 됐다는 의미다.

20대에 이어 30대가 7.8%, 40대는 6.5%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부실률은 낮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2개 이하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린 채무자 가운데서도 20대의 부실률이 3.5%로 30대 이상 평균(1.65%)의 두 배 이상이었다.

◆고금리 신용대출 못 갚아

20대의 부실률이 이처럼 높은 것은 학자금이나 급전, 생활비 마련을 위해 2금융권에서 고금리로 빌린 신용대출을 갚지 못해서다. 신용대출을 받은 20대 가운데 34%는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 2금융권에서 돈을 빌렸다. 직업이나 소득, 담보가 없어 다른 연령대와 달리 은행을 이용하기 힘들어서다. 은행보다 쉽게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큰 이유로 작용했다.

신용대출을 받은 30대 이상 가운데 2금융권을 이용한 사람의 비율은 10%에도 못 미친다.

20대가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일차적으로 취업을 하지 못해 대출을 상환하는 데 필요한 소득이 없기 때문이지만 신용관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도 중요한 이유로 꼽힌다. 빚 상환 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고금리 대출을 받았다는 것이다.

◆“체계적인 신용교육 필요”

전문가들은 일자리 창출과 별도로 건전한 소비와 저축습관이 형성되지 않은 20대에 체계적인 신용교육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날 박성호 새누리당 의원 주최로 열린 ‘대학생 신용교육 추진을 위한 토론회’에서는 신용교육 강의를 대학의 교양필수 과목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토론회에는 서남수 교육부 장관, 오연천 서울대 총장을 비롯해 의원 10여명이 참석했다.

문영배 나이스 개인신용평가(CB)연구소장은 “신용교육을 받은 대학생이나 저신용자들의 금융 이해력과 신용등급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었다”며 신용교육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용교육을 받은 대학생들에게 학자금대출 금리를 낮춰 교육 이수를 독려하자는 주장이다.

실제로 서울대는 내년부터 ‘돈과 삶, 개인재무관리’라는 교양과목을 개설해 신용교육에 나설 예정이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최현자 서울대 소비자학과장은 “단순한 지식 제공이 아니라 금융소비자에게 올바른 금융거래 태도를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