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들 놓아버린 자동차株
현대자동차 주가가 19일 장중 52주 최저가를 기록하며 주저앉았다. 기아차 역시 장중 심리적 지지선인 5만원 아래까지 떨어졌다. 상여금과 귀향비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며 노조가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에서 현대차그룹이 패소하면 최대 7조원의 추가 부담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악재로 작용했다.

이날 현대차는 전날보다 2.65% 떨어진 18만3500원에 장을 마쳤다. 현대차는 장중 17만65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최저가를 찍었고, 2011년 8월24일 이후 종가 기준 최저치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6거래일 연속 20만원 선을 밑돌았다.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에도 미치지 못하는 주가다.

기아차는 장중 4만8800원까지 떨어졌다가 전날보다 1.18% 하락한 5만400원에 마감하며 가까스로 5만원 선을 지켜냈다. 현대모비스 역시 전날보다 1.3% 떨어지면서 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현대차에 악재가 이어지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을 것으로 우려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리콜을 비롯해 환율, 일감 몰아주기, 통상임금 소송, 주말특근 문제 등 현대차가 스스로 조절할 수 없는 변수들이 많은 상태”라며 “통상임금 소송에서 현대차그룹이 패소할 경우 예상되는 비용인 7조원은 해외에 공장 10개 이상을 지을 수 있는 금액이라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고 연구원은 “통상임금 소송 영향으로 외국인의 투자심리까지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임은영 동부증권 연구원은 “통상임금 소송에서 회사 측이 승소한다 해도, 앞으로 임금체계가 바뀔 가능성이 높아 인건비 증가로 이어질 거란 우려가 크다”며 “임금체계가 바뀌면 인건비가 10% 정도 올라가 원가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달 상여금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고, 기아차 노조도 가세할 예정이다. 소송에서 현대차그룹 등의 패소 판결이 확정되면 현대차는 최대 7조원의 비용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