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영 LG전자 TV상품기획팀 대리(왼쪽부터), 안정원 KT 네트워크사업부 재무분석전문가, 박성덕 시만텍코리아 컨설팅서비스팀 부장, 안상원 SAP코리아 상무 등이 지난 18일 복수학위 MBA 프로그램의 장점 등에 대한 좌담회를 가진 뒤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이대영 LG전자 TV상품기획팀 대리(왼쪽부터), 안정원 KT 네트워크사업부 재무분석전문가, 박성덕 시만텍코리아 컨설팅서비스팀 부장, 안상원 SAP코리아 상무 등이 지난 18일 복수학위 MBA 프로그램의 장점 등에 대한 좌담회를 가진 뒤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한국형 경영전문대학원이 개설하고 있는 복수학위 경영전문석사(MBA) 프로그램들은 글로벌 인재로 거듭나는 대표적 코스로 신세대 직장인에게 각광받고 있다. 국내외 2개 학교의 교육 과정을 압축적으로 함께 수강할 수 있는 데다 동문 네트워크를 해외로 확장할 수도 있다. 주요 대학 MBA 졸업자 가운데 복수학위를 취득한 4명의 좌담을 통해 복수학위의 장점이 무엇인지 들어봤다.

-복수학위 과정을 택한 계기는.

▷이대영 LG전자 TV상품기획팀 대리=직업군인으로 재직하다 커리어 변경을 위해 MBA를 택했다. 미국 등 유학을 고민했으나 현지 전망이 밝지 않아 아시아에 관심을 기울이기로 결정하고 고려대 S3 Asia MBA를 택했다. 상하이 푸단대와 싱가포르국립대학원 등에서 최소 한 학기씩 수업을 들어야 해 아시아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박성덕 시만텍코리아 컨설팅서비스팀 부장=10년여 직장에 근무하다 재교육을 위해 MBA 진학을 결심했다. 직장에 다니면서 수강할 수 있는 과정을 찾던 중 서울과학종합대학원 i-MBA가 여러 조건을 만족시킬 수 있었다. 복수학위를 주는 핀란드 알토대는 헬싱키MBA로 잘 알려져 있고 국내 3500명 정도의 동문이 있는 것도 장점이다.

▷안상원 SAP코리아 상무=직장 경력을 포기하고 풀타임 MBA를 하기는 아깝다고 생각해 고민하다 야간·주말 과정이면서 해외 복수학위가 가능한 프로그램을 발견했다. 해외 풀타임 MBA를 가지 않은데 대한 아쉬움도 해결할 수 있었다.

▷안정원 KT 네트워크사업부 재무분석전문가=기업 재무분야를 더 공부하고 싶었는데 기업재무가 강한 미국 로체스터대와 복수학위 과정을 개설한 KAIST 금융MBA 과정을 택했다. 한국에서는 파생상품 등 금융 전반에 대해 배우고 미국에서는 기업 재무를 배울 수 있어 너무 좋았다.

-복수학위 과정의 장점은 무엇인가.

▷박성덕 부장=아시아 미국 전체를 맡아서 컨설팅 서비스를 해왔는데 유럽 쪽은 잘 알지 못했다. 헬싱키MBA는 핀란드와 북유럽에 대한 인맥과 지식을 넓히는데 도움이 됐다. 여러 나라 친구를 얻게 되는 것도 장점이고 두개 학위를 따로 취득하는 것보다는 비용이 적게 든다. 핀란드 알토대에 가서 학위를 취득하는 것에 비하면 3분의 2 비용으로 복수학위 취득이 가능했다.

▷안상원 상무=모교가 두개 생겼다. 글로벌한 경험을 기대했는데 의도하지 않게 해외 네트워크도 넓어졌다. 입학할 때 성균관대와 인디애나대에서 입학사정을 동시에 진행했다. 글로벌하게 경쟁했다는 점이 자신감이다.

▷안정원 씨=로체스터대에 교환학생으로 갈 수도 있었는데 겨울·봄학기와 함께 여름학기 2개월만 더 고생하면 복수학위 취득이 가능했다.

▷이대영 대리=MBA의 성과는 경험과 인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왕이면 여러 분야 사람이 엮이면 더 좋겠다. 인도에 친한 친구 2명이 생겼고 외국인과 같이 생활하다보니 문화교류도 많이 했다. 한국 사람이면 외국인을 처음 대할 때 위축되기 쉬운데 지금은 먼저 말을 걸게 된다. 현재 아시아 각국을 돌아다니면서 그곳에서 원하는 TV 기능을 포함시키는 상품기획 업무를 하고 있는데 해외 동문네트워크가 도움이 되고 있다. 학교에 문의하면 다른 나라 여러 분야의 동문을 추천해주기도 한다.

-복수학위를 하려면 상당히 어려울텐데.

▷안정원 씨=시험을 치르고 나면 성적이 기대한 것과 달라 동료 학생들의 수준이 높다는 것을 느겼다. 교환학생이 한 학기 3과목 들을 때 복수학위를 하느라 4과목 들어야 했고 학습량이 많아서 힘들었다. 교환학생은 빨리 학기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 여름에 인턴을 하는 반면 복수학위를 위해 여름학기 수업을 듣느라 졸업 후 취업이 꼬이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이 들기도 했다.

▷안상원 상무=1년반 만에 과정을 끝내는 것이라 수업방식이나 언어에 어려움이 있기는 했다. 금요일 오후와 토요일 전일 수업이 진행되니까 회사 업무에 약간의 차질이 있었다.

▷이대영 대리=학기마다 거주지를 옮겨다녀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한 학기 마칠 무렵 적응이 되었다 싶은데 다음 학기는 다른 곳으로 옮겨야 했다. 마지막 학기는 외국에 있으면서 국내 직업을 찾는 것이 까다로운 부분이었다.

▷박성덕 부장=교수 스펙트럼이 넓다. 호주 미국 핀란드 등 여러 국가의 교수가 국내로 와서 강의를 진행하느라 항상 낯설다는 느낌이다. 교수 국적에 따라 가르치는 방식이 틀려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 할지 고민되기도 했다.

-MBA 복수학위를 지망하는 사람들에 대한 조언은.

▷박성덕 부장=목적의식이 없으면 버텨내기 어렵다. 중간에 그만두는 사람도 있다.

▷이대영 대리=예전에는 MBA를 따면 연봉을 더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기회비용이 크다. 그러나 인맥과 경험 측면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자산이 될 것이다.

▷안정원 씨=복수학위 자체는 장기투자 관점에서 해야 한다. 똑똑한 친구들과 경쟁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안상원 상무=복수학위는 확실한 투자다. 해냈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생활태도에도 긍정적 변화를 줬다.

정리=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