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강의] 박병일 교수 '국제경영사례연구'...다양한 사례로 변화 대응법 제시
박병일 한국외국어대 경영학부 교수(파워MBA 선임주임교수·사진)의 ‘국제경영사례연구’는 기업이 해외직접투자 활동을 하면서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사례를 수업에 적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학생들은 자신이 다국적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라면 당면한 상황과 문제에 어떻게 대처할지 고민해 보면서 국제경영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학습하게 된다.

박 교수는 수업에서 다음과 같은 형태의 사례를 제시한다. 다국적 기업의 신약개발에는 1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와 12년이라는 기간이 소요된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개발된 다섯 개의 신약 중 겨우 한두 가지만 실제 임상실험에 들어간다. 게다가 임상실험을 거친 10개의 신약이 있다면 이중 3개 정도만 다국적 기업에 이윤을 준다.

다국적 기업 입장에선 성공적인 신약에 대해 특허를 확보해서 독점적인 권한을 행사해야 기업의 목표인 이윤을 창출하고 주주에 대한 책임을 다할 수 있다. 그런데 한 저개발 국가가 복제약의 생산과 수입을 허용하는 법률을 시행하면서 다국적 기업의 특허권을 침해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내가 다국적 기업의 CEO라면 이 상황을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박 교수는 “만약 가난한 국가의 빈약한 경제력과 보건상 위기를 고려해 복제약 생산을 허락한다면 문제는 그 국가에서 생산된 복제약이 수출될 수 있다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한다. 또 “이 같은 예외를 너무 광범위하게 인정하면 기업 운영에도 커다란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더불어 후진국 시장에서 예외를 인정한다면 선진국 시장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될 수 있고, 선진국에까지 예외가 인정돼 기업의 실적에 큰 타격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예외를 인정하지 않으면 생명 윤리와 관련한 국제적인 비난이 제기될 수도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박 교수의 국제경영사례연구는 학생들과 토론을 통해 기업이 사회적 책임은 다하면서 동시에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전략적 방법을 찾는다. 기초적인 국제경영 이론과 함께 다양한 응용 기법을 함께 제시하는 것이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