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폭탄테러 용의자 조하르 차르나예프가 몸을 숨겼던 보트 주인의 침착한 대처가 주목을 받고 있다.

허핑턴포스트는 20일 보스턴 인근 워터타운에 사는 데이비드 헨베리의 신고가 용의자 검거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보도했다.

헨베리는 지난 19일 오후 7시께 자신의 보트에서 용의자의 흔적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외출금지령이 해제돼 바깥공기를 쐬려 잠시 뒷마당에 나온 그는 줄로 묶어둔 보트덮개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었는 것을 발견했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헨베리는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보트 안을 들여다봤다. 애지중지하던 20피트 길이의 흰색 보트 안은 피가 흥건했다. 덮개 안이 어두워서 잘 보이진 않았지만 보트 안에 누군가 들어와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그는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곧 출동해 집을 포위한 경찰은 헬기를 투입해 적외선 열화상 장비로 보트 덮개 안에 웅크리고 있던 조하르의 움직임을 포착했다. 경찰은 덮개를 들어 올리기 위해 보트 안에 로봇팔까지 투입했다. 조하르는 총격을 가하며 격렬하게 저항했으나 결국 생포됐다.

경찰은 보트를 비공개 장소에 증거품으로 보관하고 있다. 한 이웃은 "헨베리는 보트를 자식처럼 아꼈다"며 "보트가 망가져 그의 마음이 몹시 아플 것"이라고 말했다.

헨베리에게 새 보트를 장만해주자는 여론도 일고 있다. 플로리다 올랜도에 사는 데보라 뉴베리는 “헨베리의 집에 25달러를 우편으로 보냈다” 며 "모두가 그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