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의 주가가 연일 하락하면서 대주주의 주식담보대출에 따른 반대매매 가능성이 불거지고 있다. 금융업계는 그러나 "우려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최대주주인 셀트리온홀딩스는 셀트리온GSC와 함께 셀트리온 주식을 담보로 총 3894억원(홀딩스 2417억원, GSC 1477억원)을 빌린 상태다.

최근 셀트리온 주가가 급락하자 담보 가치 하락에 반대매매가 나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셀트리온은 서정진 회장이 '공매도 세력과의 싸움에 지쳤다'며 지분을 팔겠다고 선언한 지난 16일 잠시 상승했다가 내리 하락하고 있다.

이날 셀트리온은 하한제한폭까지 떨어져 2만6650원으로 장을 마쳤다. 4거래일 간 주가는 46.4%가 떨어지고 시총은 1조6779억원이 증발했다.

이같은 주가 급락에도 금융기관들은 "담보 여력은 충분하다"고 말한다.

주식담보대출의 최소 담보비율은 보통 140%다. 종가를 기준으로 담보로 잡힌 주식의 가치가 최소 담보비율(140%)을 밑돌면 금융기관에서는 이틀 이내에 추가 증거금을 납부할 것을 요구한다. 추가 증거금은 주식 또는 현금으로 납부할 수 있다.

추가 증거금을 내지 못하면 질권으로 잡힌 주식이 자동적으로 매각되지만 반대로 추가 증거금만 성실히 낸다면 반대매매는 일어나지 않는다.

최근 셀트리온의 주가가 하락했지만 아직 질권 물량이 최소 담보비율을 웃돌고 있고 원담보 외에 부담보를 설정하고 있는 곳도 많아 반대매매를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오는 25일에 셀트리온 주식담보대출 약 30억원의 만기가 돌아오는 유진투자증권은 "현재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상환 기환 연장 시 담보 비율을 더 늘릴 수는 있다"고 말했다.

다음달 8일 800억원의 만기를 맞이하는 한국증권금융도 "아직 최소 담보비율이 지켜지고 있어 반대매매를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며 "담보비율이 낮아지더라도 추가 담보를 요구하거나 부족한 분만큼 상환하면 된다"고 밝혔다.

이 외에 현대증권, 대우증권 등도 "회사의 펀더멘털이 급변한 것이 아니고 원담보 이외에 부담보도 설정돼 있어 현재 반대매매를 고려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셀트리온 측은 "담보비율이 높은 대출금을 상환할 경우, 담보로 잡혀 있지 않은 셀트리온 주식수(홀딩스와 GSC 보유 지분 합계)는 1391만8120주"라며 추가 담보 제공 여력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주식담보대출의 만기가 올 상반기에 몰려있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GSC의 주식담보대출 중 약 1715억1000만원이 올 상반기에 만기가 돌아온다.

단일 기관으로써는 가장 큰 금액을 빌려준 한국증권금융은 "만기 연장 여부는 다음주 여신위원회가 개최돼 봐야 안다"고 답했다.

회사 측은 "아직 상환 요청도 들어오지 않은 대출자금에 대해 상환 여력 여부를 답하는 것은 이르다"면서도 "셀트리온홀딩스는 셀트리온제약 매각 자금(498억원) 등을 추가로 확보해 만기 부담을 느끼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말 연결감사보고서 기준 셀트리온홀딩스의 현금및 현금성자산은 459억원이다.

한경닷컴 정인지·이민하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