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팅株, 봄날은 언제쯤
주요 거래처인 건설사의 해외 석유·화학시설 저가 수주 우려가 불거지면서 동반 하락한 피팅(관이음쇠)주에 봄날은 언제 올까. 피팅주는 주가 하락분을 일부 회복하고 있지만 시장은 아직 관망세라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GS건설이 ‘어닝 쇼크’ 수준의 1분기 실적 잠정치를 발표한 지난 10일부터 23일까지 성광벤드 주가는 3.11%, 태광 주가는 2.2% 하락했다. GS건설이 실적 잠정치를 발표한 다음날인 11일 성광벤드는 10.71% 급락했다가 조금씩 회복에 들어갔다. 같은 기간 어닝 쇼크를 낸 GS건설은 40.68%, 삼성엔지니어링은 21.94% 급락했다. 피팅업체는 관이음쇠 같은 석유·화학시설 등의 자재를 공급하기 때문에 건설사의 시설 수주 규모나 전망에 따라 주가에 영향을 받는다.

홍진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객사인 건설사들이 피팅업체에 단가 인하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시장이 판단한 데다 지난주 코스닥지수가 조정을 받으면서 피팅업체들의 주가가 하락했다”면서 “그러나 석유·화학시설 건설 비용에서 피팅 제품 단가 비중이 2% 이하인 데다 우리 피팅업체들의 제품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단가 인하 우려가 주가에 지나치게 반영됐다”고 했다. 홍 연구원은 “북미지역 셰일가스 생산에 따른 파이프 수요 증가로 성광벤드와 태광의 미국 수출이 전년 동기보다 2배 증가할 것”이라며 “피팅업체들의 1분기 실적과 2분기 실적 예상치를 보고 시장이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지훈 SK증권 연구원은 “건설사 저가 수주뿐 아니라 피팅업체의 올해 성장에 대한 확신이 시장에서 줄어들었다”며 “건설사발(發) 후폭풍에도 피팅업체들이 주가 방어력을 보였고 추가 상승 여력도 있지만, 1분기뿐 아니라 2분기 실적까지 좋아야 시장이 반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