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총리 "침략전쟁" 부인 시사…한·일관계 냉각 장기화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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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의원 168명 야스쿠니 참배
일본의 우경화가 도를 넘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는 23일 참의원에 출석, 일제 식민지 지배와 침략 역사를 부정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런 가운데 주요 각료에 이어 여야 국회의원들까지 이날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나섰다.
아베 총리는 참의원 예산위원회 답변에서 침략 전쟁과 식민지 지배를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에 대해 “침략이라는 정의는 학술적으로든 국제적으로든 정해지지 않았다”며 “국가 간의 관계는 어느 쪽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말했다. 미루야마 가즈야 자민당 의원이 “식민지 지배도 영국이 인도를 지배한 것과 한국과 일본이 합의에 따라 병합한 것은 다르다”고 주장하자 아베 총리는 “침략에 대한 정의는 확실하지 않다”며 수긍했다. 일제의 침략 전쟁을 미화하고 식민지 지배의 정당성까지 옹호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 22일에도 참의원 답변을 통해 “아베 내각이 무라야마 담화를 그대로 계승하지 않을 것”이라며 “전후 70년을 맞는 2015년에는 새로운 담화를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초당파 의원연맹인 ‘다함께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여야 의원 168명은 야스쿠니 춘계 예대제(例大祭·제사)에 맞춰 야스쿠니를 참배했다. 참배 인원이 100명을 넘어선 것은 2005년 10월 추계 예대제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다. 암묵적 금기에 속했던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오히려 ‘애국적 행위’로까지 미화되는 분위기다. 교도통신은 “예년엔 참가 인원이 30~40명 수준이었지만 작년 말 총선에서 우익성향인 자유민주당과 일본유신회의 당선자가 늘면서 참배 인원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아베 내각의 역사 인식을 의심하게 하는 발언으로 강한 유감”이라며 “일본의 역사인식 개선을 촉구한다”고 비판했다.
아베 내각이 극우카드를 꺼내든 자신감은 높은 지지율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아베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76%(니혼게이자이신문)로 2001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 시절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이다. 지향점은 7월 치러지는 참의원 선거다. 엔저(低)로 대표되는 아베노믹스를 등에 업고 우익세력을 결집,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겠다는 계산이다. 일본의 극우 이벤트는 앞으로도 줄을 이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일 관계의 냉각기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도쿄=안재석 특파원/조수영 기자 yagoo@hankyung.com
아베 총리는 참의원 예산위원회 답변에서 침략 전쟁과 식민지 지배를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에 대해 “침략이라는 정의는 학술적으로든 국제적으로든 정해지지 않았다”며 “국가 간의 관계는 어느 쪽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말했다. 미루야마 가즈야 자민당 의원이 “식민지 지배도 영국이 인도를 지배한 것과 한국과 일본이 합의에 따라 병합한 것은 다르다”고 주장하자 아베 총리는 “침략에 대한 정의는 확실하지 않다”며 수긍했다. 일제의 침략 전쟁을 미화하고 식민지 지배의 정당성까지 옹호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 22일에도 참의원 답변을 통해 “아베 내각이 무라야마 담화를 그대로 계승하지 않을 것”이라며 “전후 70년을 맞는 2015년에는 새로운 담화를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초당파 의원연맹인 ‘다함께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여야 의원 168명은 야스쿠니 춘계 예대제(例大祭·제사)에 맞춰 야스쿠니를 참배했다. 참배 인원이 100명을 넘어선 것은 2005년 10월 추계 예대제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다. 암묵적 금기에 속했던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오히려 ‘애국적 행위’로까지 미화되는 분위기다. 교도통신은 “예년엔 참가 인원이 30~40명 수준이었지만 작년 말 총선에서 우익성향인 자유민주당과 일본유신회의 당선자가 늘면서 참배 인원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아베 내각의 역사 인식을 의심하게 하는 발언으로 강한 유감”이라며 “일본의 역사인식 개선을 촉구한다”고 비판했다.
아베 내각이 극우카드를 꺼내든 자신감은 높은 지지율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아베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76%(니혼게이자이신문)로 2001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 시절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이다. 지향점은 7월 치러지는 참의원 선거다. 엔저(低)로 대표되는 아베노믹스를 등에 업고 우익세력을 결집,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겠다는 계산이다. 일본의 극우 이벤트는 앞으로도 줄을 이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일 관계의 냉각기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도쿄=안재석 특파원/조수영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