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는 23일 애플 등 국내외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숨고르기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지수 1900대 초반의 저점 신뢰도가 높아져 등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미국 증시는 개장 전 나온 주요 기업 실적과 지표가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금값이 2% 넘게 올라 에너지와 원자재 주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졌다. 실적 우려로 최근 약세를 보였던 애플이 강세로 돌아서 기술주의 반등을 이끌었다.

이날 시카고상업거래소(CME) 연계 코스피200 지수선물은 0.10포인트(0.04%) 내린 251.90을 기록했다.

애플은 23일 뉴욕증시가 마감한 이후 지난 2분기(1~3월) 실적을 내놓는다. 팩트셋 리서치에 따르면 월가 전문가들은 애플의 2분기 주당 순이익이 10.03달러, 매출은 424억50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년 동기에는 12.30달러의 주당 순이익에 392억 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실적 발표를 앞둔 IT주의 선전으로 이틀째 반등에 성공해 19.56포인트(1.03%) 오른 1926.31로 장을 마쳤다.

애플 실적이 반영되는 오는 24일 국내 시장에선 SK하이닉스와 LG전자, LG이노텍 등 주요 IT 대형주들이 실적을 발표한다. 부진이 예상되는 애플 실적 우려를 국내 IT 기업들이 상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피가 7거래일 만에 단기 추세선인 5일선을 회복했다" 면서 "운수창고, 증권, 철강금속, 화학 등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컸던 업종들이 반등세를 나타냈고 수급 측면에서도 지난주 일평균 2000억 원 이상을 순매도했던 외국인의 매도 규모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약세를 보였던 중국, 인도, 대만을 비롯한 아시아 신흥 시장이 최근 강한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며 "이런 상황에서 국내 증시도 동반 상승해 글로벌 투자자들의 긍정적인 투자심리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기업이익은 지난해보다 10% 증가한 90조5000억 원에 그쳐 현재 시장 예상치 대비 17% 하향 조정됐다" 면서 "달러화 강세와 원자재 가격 하락, 코스닥과 중소형주 강세,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 심화 등으로 시장 투자심리가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