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4·24 재·보선을 하루 앞둔 23일 막판 총력전을 벌이면서 투표율 변수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체로 투표율이 낮으면 조직력이 앞선 여당 후보에게, 젊은 층이 대거 나서 투표율이 높으면 야권 후보에게 유리하다는 것이 통설이다.

그러나 지난 대선에서는 이런 `공식'이 여지없이 빗나갔기 때문에 여야 어느 쪽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재·보선 투표율은 30%대 초반을 기록한 2000년대 이후 재·보선 평균 투표율을 웃돌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사전투표제 도입과 무소속 안철수(서울 노원병), 새누리당 김무성(부산 영도)·이완구(충남 부여·청양) 후보 등 이른바 '거물급' 인사의 출마 효과가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 19~20일 이틀간 전국 12개 선거구에서 실시된 사전투표 결과, 서울 노원병과 부산 영도, 충남 부여·청양 등 국회의원 3개 선거구의 평균 투표율은 6.93%로 집계됐다.

19대 총선 당시 이들 3개 지역의 부재자 투표율 1.94%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다.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까지 포함한 전체 12개 선거구의 평균 투표율은 4.78%를 기록했다.

따라서 이번 재·보선 투표율이 40%까지 가능할 것으로 전망도 나온다.

서울 노원병은 45%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투표율 변수가 그만큼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안철수 후보가 사전투표 첫날인 19일 미리 한 표를 행사한 것도 투표율 제고를 위한 여론전으로 풀이된다.

야권이 투표율 제고에 몰두하고 있다면 노원병의 새누리당 허준영 후보를 중심으로 여권 후보는 지역 현안을 해결할 '힘 있는 여당후보론'을 부각하며 보수층 표심 공략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다만, 사전투표율이 과거 부재자 투표율보다는 상당히 높게 나왔지만 투표율 제고에 어느 정도 파급력을 가질지는 24일 최종 투표결과가 나와봐야 한다.

어차피 24일 투표할 유권자 가운데 미리 한 표를 행사한 경우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3개 국회의원 선거구에서 1, 2위 후보 간의 판세가 대체로 뚜렷해지는 상황이어서 이것이 2위 후보 지지자들의 투표의지를 꺾어 투표율이 낮아지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제기된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국회의원 선거구 가운데 부산 영도와 충남 부여·청양은 1~2위 간 격차가 상대적으로 커 투표율 변수가 당락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그러나 서울 노원병에 대해서는 "투표율이 제법 많이 나올 수 있고, 이 경우 안철수 후보는 좀 편안하게 갈 수 있다"면서도 "혹시라도 투표율이 낮으면 안 후보가 허준영 후보에게 뜻밖에 고전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