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달러 100엔 임박…'100엔 시대' 韓 증시 여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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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달러 100엔 시대가 임박했다.
국제사회가 일본의 공격적인 통화완화 정책 용인하면서 엔·달러 환율은 99엔대를 맴돌며 100엔에 근접해가고 있다. 엔·달러는 2008년 11월 이후 엔화가치가 달러당 100엔을 넘어선 적이 없다.
23일 증시전문가들은 엔·달러 환율이 100엔을 웃돌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상승 속도가 조절되고 있는 만큼 국내 증시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달 초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일본은행이 2년 안에 시중 통화 공급량을 2배로 확대하는 등 공격적인 정책을 발표하자 지난해 11월까지만해도 80엔을 밑돌던 엔·달러는 5개월만에 90엔대 후반으로 껑충 뛰었다.
이어 지난 18∼19일(현지시간)에 열린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일본의 양적완화를 용인하는 것으로 결론이 나면서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은 엔·달러 환율 전망치를 앞다퉈 올리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바클레이즈, 크레디트스위스, JP모건 등 14개 IB들은 6개월 후 엔·달러 환율(전날 기준)이 평균 100.58엔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1주일 전 대비 2.5엔 상승한 수치다.
9개월 전망치는 달러당 100.78엔, 12개월 전망치는 달러당 103.25엔으로 엔·달러 환율은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엔·달러 상승) 국제 시장에서 일본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올라가고, 일본과 경합도가 높은 한국 기업은 상대적으로 불리해진다.
실제 올 1분기 한국 수출이 0.5% 증가에 그친 것은 세계 경기 부진 요인이 가장 크지만 엔화 약세도 한몫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그러나 100엔에 근접하면서 엔·달러 상승 속도가 둔화되고 있는 점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김승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100엔이 코앞이지만 추가 상승할 동인도 약하다"며 "단기적으로는 엔·달러 환율이 100엔을 넘어설 수는 있지만 오랜 기간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일본은행이 발표한 국채매입 규모 4월 2조8000억엔, 5월 7조5000억엔으로 1~3월(6조3000억~8조5000억엔) 대비 오히려 축소되고 있다"며 "월별로 9조엔씩 추가로 매입하면 상반기에만 연간 한도인 50조엔을 모두 채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국채 매입 연간 한도가 모두 소진되면 엔화는 강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도 "엔·달러 환율이 빠르게 상승했던 이유 중 하나는 달러도 강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라며 "일본은행이 추가 양적완화 정책을 내놓기 힘들고 달러도 안정되고 있어 엔·달러는100엔 근처에서 고점을 형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엔화 약세 피해주로 지목됐던 자동차, 조선, 기계, 컴퓨터 등의 업종은 투자심리가 개선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김 연구원은 "비교적 오랜기간 주식시장을 괴롭혀온 엔화 약세가 진정될 수 있다는 기대만으로도 코스피지수가 단기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엔화가 의미있는 수준으로 강세로 전환되면 관련 업종들은 높은 할인율에서는 벗어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조 연구원도 "환율은 방향성도 중요하지만 변화 속도가 증시에 미치는 충격이 크다"며 "엔·달러 상승 속도가 둔화되면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엔화 약세 피해주들은 환율에 따른 악영향 외에도 실제 업황이 좋지 않아 투자에는 주의가 필요하다"며 "관련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라면 증시 반등시 차익실현 후 정보기술(IT)주로의 투자 전환을 고려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
국제사회가 일본의 공격적인 통화완화 정책 용인하면서 엔·달러 환율은 99엔대를 맴돌며 100엔에 근접해가고 있다. 엔·달러는 2008년 11월 이후 엔화가치가 달러당 100엔을 넘어선 적이 없다.
23일 증시전문가들은 엔·달러 환율이 100엔을 웃돌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상승 속도가 조절되고 있는 만큼 국내 증시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달 초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일본은행이 2년 안에 시중 통화 공급량을 2배로 확대하는 등 공격적인 정책을 발표하자 지난해 11월까지만해도 80엔을 밑돌던 엔·달러는 5개월만에 90엔대 후반으로 껑충 뛰었다.
이어 지난 18∼19일(현지시간)에 열린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일본의 양적완화를 용인하는 것으로 결론이 나면서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은 엔·달러 환율 전망치를 앞다퉈 올리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바클레이즈, 크레디트스위스, JP모건 등 14개 IB들은 6개월 후 엔·달러 환율(전날 기준)이 평균 100.58엔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1주일 전 대비 2.5엔 상승한 수치다.
9개월 전망치는 달러당 100.78엔, 12개월 전망치는 달러당 103.25엔으로 엔·달러 환율은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엔·달러 상승) 국제 시장에서 일본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올라가고, 일본과 경합도가 높은 한국 기업은 상대적으로 불리해진다.
실제 올 1분기 한국 수출이 0.5% 증가에 그친 것은 세계 경기 부진 요인이 가장 크지만 엔화 약세도 한몫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그러나 100엔에 근접하면서 엔·달러 상승 속도가 둔화되고 있는 점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김승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100엔이 코앞이지만 추가 상승할 동인도 약하다"며 "단기적으로는 엔·달러 환율이 100엔을 넘어설 수는 있지만 오랜 기간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일본은행이 발표한 국채매입 규모 4월 2조8000억엔, 5월 7조5000억엔으로 1~3월(6조3000억~8조5000억엔) 대비 오히려 축소되고 있다"며 "월별로 9조엔씩 추가로 매입하면 상반기에만 연간 한도인 50조엔을 모두 채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국채 매입 연간 한도가 모두 소진되면 엔화는 강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도 "엔·달러 환율이 빠르게 상승했던 이유 중 하나는 달러도 강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라며 "일본은행이 추가 양적완화 정책을 내놓기 힘들고 달러도 안정되고 있어 엔·달러는100엔 근처에서 고점을 형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엔화 약세 피해주로 지목됐던 자동차, 조선, 기계, 컴퓨터 등의 업종은 투자심리가 개선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김 연구원은 "비교적 오랜기간 주식시장을 괴롭혀온 엔화 약세가 진정될 수 있다는 기대만으로도 코스피지수가 단기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엔화가 의미있는 수준으로 강세로 전환되면 관련 업종들은 높은 할인율에서는 벗어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조 연구원도 "환율은 방향성도 중요하지만 변화 속도가 증시에 미치는 충격이 크다"며 "엔·달러 상승 속도가 둔화되면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엔화 약세 피해주들은 환율에 따른 악영향 외에도 실제 업황이 좋지 않아 투자에는 주의가 필요하다"며 "관련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라면 증시 반등시 차익실현 후 정보기술(IT)주로의 투자 전환을 고려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