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환율이 1000원으로 떨어지고 원·엔환율이 110엔까지 오르는 원고·엔저 상황에 놓이면 국내 제조업의 연간 영업이익은 지난해(105조9000억원)보다 26조원(24.6%)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24일 ‘환율 변동이 산업별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전기·전자, 자동차, 기계 업종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1117원70전, 엔·달러환율은 99.40엔에 마감했다. 이는 영업상황이 지난해와 동일할 것이라는 가정하에 환율 변화만 반영한 수치다.

보고서는 원·달러환율이 1100원, 엔·달러환율이 100엔인 현 수준에서도 제조업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9조원(8.5%)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 경우 조선업과 서비스업인 운수업은 각각 3조원, 9000억원 영업적자로 돌아선다.

2006~2007년 원고·엔저기와 비슷한 수준인 원·달러환율 950원, 엔·달러환율 120엔 상황에서는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34조9000억원(33.0%) 급감할 것으로 보고서는 추산했다. 조선 뿐 아니라 수송장비, 섬유·의복, 기계까지 줄줄이 적자를 면치 못하게 된다. 반면 제조업 중 석유·화학은 원고·엔저가 심화되면서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증가했으며 전기·가스업도 최대 8조원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 감소는 영업이익률 하락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보고서는 제조업 영업이익률은 달러당 1100원·100엔일 경우 지난해(5.6%)보다 0.5%포인트 낮은 5.1%에 그칠 것으로 분석했다. 1000원·110엔대에서 1.4%포인트, 950원·120엔대는 1.8%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정훈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기업들은 기술개발로 고부가가치제품 비중을 늘리고 신시장 개척 등 판로를 넓혀야할 것”이라며 “환헤지를 통해 재무위험을 줄이는 노력도 병행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