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나도 "내가 적임자"…어 회장은 연임 관련 '침묵'
KB금융지주 차기 회장 선정의 첫걸음인 회장후보추천위원회 구성이 늦어지고 있다. 26일 정기이사회에서 회추위 구성이 결정될 것으로 점쳐졌지만 안건에서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유에 대해 무성한 추측들이 나오고 있다. 한 사외이사는 24일 “어윤대 KB지주 회장(사진)이 연임 관련 의사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아 회추위 구성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회추위 구성에 맞춰 후보군을 선정해야 하는데 어 회장의 의사 표명이 없어 후보군 구성에 애를 먹고 있다는 설명이다.

어 회장은 ‘연임에 뜻이 있느냐’는 질문에 “사외이사들이 (회추위를 통해) 결정할 일”이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반복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외이사 9명 전원으로 회추위가 구성되기 때문에 사외이사들이 결정하면 될 일이라는 뜻이다.

정치권이나 금융계를 망라해 회장 후보군에 들기 위한 물밑 작업이 치열한 것도 회추위 구성 지연의 이유로 거론된다.

또 다른 사외이사는 “후보에라도 올려 달라는 사람들로 주변이 시끄럽다”며 “어느 정도 후보를 추려야 회추위가 제대로 작동할 텐데 지금 상황이라면 쇼트리스트(최종 후보군) 작성에만 두어 달이 걸릴 것”이라며 난감해 했다.

일각에서는 KB지주도 우리금융처럼 청와대와 금융위원회 측에서 서둘러 진행하지 말라는 뜻을 전달받은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는다. 회장 후보 추천 절차 시작 전에 정부와 연이 깊은 인사를 후보군에 넣고 싶은 게 금융위의 바람인데 아직 누구로 할지 결정하지 못했다는 관측이다.

KB지주 고위 관계자는 “어차피 어 회장의 임기 만료 시점인 7월12일까지는 시간이 넉넉하므로 여유 있게 진행해도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신영/장창민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