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ㆍ보궐 선거가 치러진 24일 국회의원 후보들은 이른 아침에 투표를 하거나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며 차분하게 결과를 기다렸다. 이번 재ㆍ보선에서 국회의원 선거가 열린 지역구는 서울 노원병, 부산 영도, 충남 부여ㆍ청양 등 3곳이었다. 투표소에서 만난 유권자들은 “지역과 민생을 위하는 후보가 당선됐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노원병 선거에 나선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오전 8시30분께 집 앞에서 기다리던 취재진과 만나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매순간 최선을 다하는 일이고 결과는 하늘이 주는 것이라 생각하고 살아왔다”며 “이번에도 최선을 다했고 마음이 평화롭다”고 소감을 밝혔다. 안 후보는 지난 19일 사전투표를 했기 때문에 이날 투표장에는 가지 않았다. 부인 김미경 서울대 의대 교수는 이날 오전 투표했다.

안 후보는 “주민분들의 현명한 판단에 맡기고 다만 이번에 사전투표제가 실시됐으니 투표율이 높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어제 밤 12시 가까이 들어와서 그냥 쓰러져서 오랜만에 아침 7시 넘어서까지 잤다”며 “미국에서 귀국한 다음 짐도 못 풀어서 오늘 정리할 게 많다”고 했다. 국회 입성을 가정한 향후 계획을 묻자 “짐 정리하면서 생각도 하고 그래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안 후보의 경쟁자인 허준영 새누리당 후보는 이날 오전 부인, 두 딸과 함께 상계5동 제4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했다. 허 후보는 투표 직후 “오늘은 이 지역에 봉사할 일꾼을 뽑는 날”이라며 “상계동 주민 여러분이 꼭 한표를 행사하기 바란다”고 했다.

투표소에서 만난 김성훈 씨(83)는 “민생을 살피는 후보가 당선돼 혼란한 정국을 안정시킬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고, 조순옥 씨(57·여)는 “지역 경제를 중심으로 지역민을 위해 노력하는 후보가 당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소현 씨(21·여)는 “이번 당선인은 노회찬 전 의원처럼 의원직을 상실하는 등의 불상사 없이 잘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부산 영도에 출마한 김무성 새누리당 후보, 김비오 민주통합당 후보, 민병렬 통합진보당 후보 등 3명은 지난 19일 사전투표로 한 표를 행사해 이날 투표는 하지 않았고 주민들과 만나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김무성 후보는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며 “여야 유불리를 떠나 유권자 모두가 투표소를 찾아 민의를 표시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비오 후보는 “영도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투표장을 찾아 달라”고 호소했고, 민 후보는 ‘영도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꼭 투표합시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투표독려 운동을 벌였다.

충남 부여·청양에 출마한 이완구 새누리당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30분께 부여 왕궁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마련된 부여 제6투표소에 나와 부인과 함께 투표했다. 이 후보는 투표를 마친 뒤 “투표율과 지지율이 높아 중앙무대에서 힘을 받아 활동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을 위해 가능한 공약을 제시했고, 당선된다면 이를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꿈은 잘 꾸었느냐”는 질문에 “평소 꿈은 안 꾸지만 어제 저녁에는 좋은 꿈을 꾸었다”고 답했다.

이태훈/추가영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