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 '힐링캠프'로 배운 건 인간은 돕고 살아야 한다는 것, 불완전 하니까
“인간은 모두 불완전한 존재라 서로 돕고 살아야 하는 것 같아요. 2년 가까이 ‘힐링캠프’를 하면서 배운 점이죠.”

‘힐링캠프’를 비롯해 ‘화신’ ‘자기야’ ‘인기가요’ 등 SBS의 주요 예능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최영인 CP(책임프로듀서·46·사진). 지난해 대선 후보자들을 릴레이 인터뷰하면서 큰 관심을 모았던 힐링캠프에 최근 강우석 감독과 배우 김인권 등 비교적 덜 대중적인 인물들을 출연시키면서 ‘변신’을 모색하고 있는 그를 만났다.

1990년 EBS에 입사해 PD 생활을 시작한 그는 1996년 SBS로 옮겨 그동안 ‘최고의 밥상’ ‘진실게임’ ‘야심만만’에 이어 힐링캠프까지 롱런 프로그램을 여러 개 탄생시켰다.

최 CP는 “내가 선두주자라기보다 시대를 잘 만났다. 방송이 점점 세분화되면서 여자에게 더 잘 맞게 됐다”며 “예능은 서로 어우러져 즐거움을 주는 분야라는 점에서 수다를 많이 떨고 부드러운 면이 있는 여자들에게 더 강점이 있는 것 같다”고 웃음을 지었다.

PD의 역할이 방송 프로그램이라는 하나의 협업 생산 시스템을 잘 조율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무엇보다 ‘소통 능력’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나이가 한참 어린 막내작가들과도 어떤 얘기든 스스럼 없이 하는 편입니다. PD들은 특히 자발성이 중요한 집단이기 때문에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게끔 하는 역할이 중요하고 그 역할을 내가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람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단점을 보완해주는 부분이나 잘하는 게 뭔지 파악해 제시해주는 부분 같은 것들. 그래서 사람에 대한 통찰력이 갈수록 중요해져요.”

이처럼 일하면서 ‘인간에 대한 통찰력’을 얻게 된 프로그램으로 그는 단연 힐링캠프를 꼽는다. 2011년 7월 첫 방송한 이래 벌써 2년 가까이 돼가는 이 프로그램은 개인적으로도 적지 않은 성장을 경험하게 해줬다.

“나이 마흔을 넘어가면서 한 사람의 인생사를 죽 들어보고 싶은 욕구가 커지더군요. 남의 얘기를 들으면서 내 속이 더 넓어지고 여유로워지는 느낌이어서 오래할 수 있겠다는 흐뭇함이 있어요.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각자의 갈등과 경험을 공유하고 공감하며 계속 성장할 수 있지 않나요? 그런 면에서 완벽한 인간이 나오는 토크쇼는 아마 보기 싫을 겁니다.(웃음)”

물론 프로그램이 자리잡은 지금도 게스트 섭외는 가장 어려운 부분 중 하나다.

“힐링캠프의 섭외 비결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데 ‘끊임없는 관심’과 ‘적절한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기본적으로 사람을 좋아해야 해요. 게스트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거죠.”

장서윤 텐아시아 기자 ciel@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