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투자의 아침 1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우리가 경계해야 할 대상인 일본은 배울 점이 상당히 많다. 구로다 하루히코의 어록을 보면 일단 오래된 일본은행을 부순다는 표현을 썼다. 그 과정의 가장 걸림돌은 시라카와 전 일본은행 총재인데 그를 임기 전 교체시켰다. 최대 장애물을 개혁을 위해 가장 먼저 교체시킨다는 것이 국제금융시장의 가장 화두가 되는 어록이다. 무엇이든 개혁은 한 달 이내에 승부를 낸다. 그만큼 사전에 준비가 잘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개혁이란 초기에 잡지 않으면 안 된다는 언급도 했다.

1년 전 한 증권사가 개혁을 단행했을 때 당시에는 잡음이 많았다. 내부에서도 잡음이 많았지만 성과가 나다 보니 다른 금융사들도 다시 쫓아오는 모습이다. 무엇이든 개혁은 한 달 이내에 승부를 결정한다는 시각이 상당히 인상 깊었다. 정책은 쉬울수록 통한다는 것도 우리 정책당국자가 한 번 정도 이야기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구로다 하루히코가 일본의 통화증가율이 얼마냐고 부하직원에게 물었는데 그 부하직원은 1.8배가 증가했다고 답했다.

그러자 구로다 하루히코는 1.8배라고 하면 국민이 아느냐며 2배로 올리라고 했다. 무엇이든 정책은 국민이 알 수 있게끔 쉽게 할수록 통한다는 것이다. 이것도 우리 정책당국자나 기업인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줄 것이다. 그리고 무엇이든 나를 따르라, 책임진다는 어록도 있다. 임기가 있지만 잘못되면 그 전에 나간다는 것이다. 임기를 잘 지키는 우리나라의 모습과는 상당히 상반되어 있다. 많은 어록이 있지만 한국의 정책당국자나 기업인에게 상당히 시사점을 주는 네 가지 어록이 있다.

한 달 성과가 이후의 성과를 좌우한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일단 강한 신념을 가지고 추진해 성과는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초기 과제는 무엇일까. 역시 분위기 쇄신이 굉장히 중요하다. 분위기 쇄신 차원, 오랜 잠에 들었던 일본 국민을 깨우치는 것에는 성공을 했다. 아베노믹스의 가장 상징인 엔저 문제에 대해 1차 목표환율은 거의 100엔대에 육박했다. 짧은 시간에 선진국의 환율을 100엔 정도 끌어올린 것은 그만큼 강한 신념과 추진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엔저가 되다 보니 수출기업의 수익이 많이 증가했다. 200대 기업의 수익이 70% 증가했고 이것을 반영해 닛케이지수가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의 부동산 시장이 약 20년 이상 붕괴 과정에 있었는데 최근은 훈풍이 부는 분위기다. 또 오랜 기간 동면에서 깨어나지 못했던 것이 일본 국민들의 소비심리다. 최근 디레버리지가 마무리되고 일본의 백화점 등에서 조심스럽게 부유층이 소비를 시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엔달러환율, 기업수익, 주가, 부동산, 국민의 소비 모두 일본과 관련해 분위기를 잡는 것에 성공을 거두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초기 단계에 희망을 던져주다 보니 지지도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물론 고통도 있다. 엔저가 빨리 진행되는 과정에서 일본 국민 입장에서는 정작 고통이 더 증가했다. 왜냐하면 수출증가에 따라 수익이 근로자로 환원되어 일본 가계에 보탬이 되는 것은 시기상조다. 반면 수입물가 상승을 통해 일본 국민들의 생활적인 측면의 고통은 증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만에 사람다운 사람이 나타났다는 기대심리에 의해 일본 국민들 입장에서는 구로다 신드롬에 걸린 상태다.

이런 표현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일본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고통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아베 정부 내지는 구로다 하루히코에 협조하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그래서 일본 국민들의 지지도가 약 70% 이상으로 올랐다. 한때는 20%에 근접했지만 70%까지 끌어올린 것에는 거품도 있을 것이며 현재가 아닌 미래의 기대가 반영되는 측면도 있었을 것이다. 일단 외형상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70% 이상 오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작년 이맘때 일본경제에 대해 가장 많이 거론했던 것이 좀비 경제다. 정부가 아무리 좋은 시그널을 줘도 국민들이 반응하지 않던 것이 작년까지의 일본경제 모습이었다. 그러나 분위기가 확 바뀐 것에는 국민들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세 가지 장점이 있다.

하나는 정책의 목표를 확실하게 한다는 것이다. 개혁을 추진한다고 해도 목표를 제시하지 않으면 굉장히 개혁이 흐트러진다. 정책당국자가 국민을 살린다, 침체된 경제를 살린다는 강한 신념을 토대로 카리스마적인 목표를 제시한 것이 짧은 기간 내에 신뢰를 확보하는 것에 도움이 됐을 것이다.

두 번째, 우리나라는 결정이 되어도 논쟁이 많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 결정이 됐으면 정부든 중앙은행이든 협조해 강하게 밀어붙이는 스피드 집행을 했다. 국민들의 불평이 다소 있지만 스피드 집행을 하면 그것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세 번째는 정책당국자 입장과 국민의 입장이 양분될 때는 국민의 신뢰 확보가 중요하다. 또 정책효과는 국민들이 어떻게 해주느냐가 중요하다. 구로다 하루히코는 정책당국자 입장보다 국민의 입장에서 이를 결정해줬다. 예를 들어 우리도 금리동결, 금리인하를 이야기할 때 동결을 주장하는 시각이 있고 금리인하를 주장하는 시각도 있지만 일본의 경우는 국민 대다수가 금리인하를 바라면 정책당국에서 금리동결에 당위성이 있다고 해도 금리를 인하해줬다. 이런 것이 짧은 기간 내에 구로다 하루히코가 모든 면에서 끌어올리는 배경이 됐다.

이번 G20 회담에서 가장 바쁜 사람은 구로다 하루히코였고 가장 활동량이 적은 사람은 우리의 정책당국자다. 엔저에 따라 가장 많은 타격을 받는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우리의 정책당국자는 아주 조용한 움직임을 보였다. 미국도 반발하고 중국도 반발하는 등 모든 국가들이 반발했던 것은 사실이다. 엔저에 대한 반응은 좋지 않았다. G20 회담의 공동선언문으로 선진국도 용인했다, 면죄부를 줬다고 하다 보니 마치 환영하는 듯한 분위기를 취하는 일부 증권사의 보고서가 있었다.

그러나 일단 엔저에 대해서는 모두 반대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것을 어떻게 자국의 입장대로 끌어올리느냐는 측면에서 보면 구로다 하루히코는 전임 ADB 총재를 했고 옥스포드에서 공부를 했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굉장히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다. 풍부한 국제경험을 통해 반발 세력을 무마했다. 일본의 입장을 감안해 소통과 의견 교환을 했다. 이번 회담에서 구로다 하루히코가 90도로 숙이며 이해를 구해 가는 모습을 보였는데 아주 인상깊었다. 그래서 공동선언문에서 마치 일본의 엔저를 다른 국가에서 환영하는 듯한 분위기, 다시 말해 엔저에 대해 선진국은 용인하는 분위기를 끌어낸 것이다.

과유불급 문제는 일본 내에서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대외적인 측면에서는 너무 욕심을 많이 부리다 보면 많은 장애 요인이 등장할 수 있다. 최근 엔저가 급하게 진행되다 보니 일본 수출기업 입장에서는 상당히 고통을 당하고 있다. 왜냐하면 다른 국가의 반발이 많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추가적인 엔저를 도모할 때는 글로벌 환율전쟁이 불가피하다. 그리고 벌써부터 일본의 통상환경이 상당히 안 좋아진 상황이다. 이 점이 가장 우려되는 대목이다.

일본의 극우적인 모습, 아베의 신사참배 등 일본만 생각하는 모습에 대해서는 절대적으로 반대한다. 그러나 잘 된 것은 우리가 받아들여야 한다. 배울 것이 있으면 배워야 한다. 너무 욕심이 앞서다 보니 정치, 군사적 측면에서 일본의 이익을 아주 강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것이 향후 일본의 아베노믹스, 엔저정책, 구로다의 앞날에 장애로 등장할 수 있다. 이것을 극복하는 문제는 6개월, 1년 후 좋은 평가를 내리겠느냐, 아니면 지금보다 더 어려워져 일본경제가 우려하는 잃어버린 30년에 빠지겠느냐는 것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첫 번째 회의가 4월 3일에 있었는데 이 회의에서는 엔저를 위해 발권력을 동원해 양적완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이 정책을 5월에 있을 일본은행 회의에서 밀고 나가면 장애 요인들이 생각보다 급격히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다음 달 일본중앙은행 회의에서 어떤 정책 변화가 될 것인가. 엔저를 통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상태다. 이를 그대로 밀고 가면 반발이 있을 것이다. 일본의 아베노믹스를 이야기할 때 세 개의 화살 이야기를 많이 한다. 가장 아킬레스건이 무엇이냐, 일본의 경제여건에도 불구하고 엔고라고 풀어 첫 번째 화살인 엔저를 골간으로 한 금융정책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

성공을 거뒀다고 해서 계속 밀고 나가면 안 되며 보완책이 필요하다. 그래서 두 번째 화살은 재정지출을 통해 정책적으로 보완해 엔저 부분을 무디게 하는, 국제적으로 반발을 무마시키는 정책이 있어야 한다. 이것이 두 번째 화살이다. 세 번째 화살은 결국 궁극적으로 달성해야 하는 것은 성장의 화살이다. 3%의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릴 것인가. 엔저를 통해 성공을 어느 정도 거둔 상태에서 재정정책도 보완할 것인가. 성장을 달성하는데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합심하면 3% 달성을 비교적 빨리 할 수 있다. 만약 이것이 재정정책적으로 보완되지 않으면 국제적으로 통상 마찰 내지는 환율 전쟁이 불거질 소지가 있다. 두 번째 회의의 정책 변화가 지금 국제금융시장에서 상당히 주목을 받고 있다.

아베의 궁극적인 정책에 대해서는 절대적으로 반대한다. 그러나 배울 것은 상당히 많다. 일단 살리고 보자는 의지가 크다. 어쨌든 경기가 침체되면 살리고 봐야 한다. 부작용은 나중에 생각하더라도 살리고 봐야 한다는 의지를 한 번 정도 생각해봐야 한다. 그리고 살린 후에는 같이 합심해 가야 한다. 정책 부서는 크게 보면 정부가 있고 중앙은행이 있다. 이 둘이 같이 가야 하는데 한 쪽은 독립성을 이유로 폼을 잡고 다른 한 쪽은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일본 중앙은행 입장에서도 정책 당국을 하나의 부서로 봤다. 이는 국민경제생활을 위해 독립성이 훼손될 때는 훼손해줘야 하지 않느냐는 내용을 이야기한 것으로 본다.

세 번째, 논쟁보다 집행이 중요하다. 위기 시에는 말만 앞서면 안 된다. 생각이 많으면 실기를 할 수밖에 없다. 그런 측면에서 스피드 집행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정책당국과 국민의 이해관계가 얽히면 국민 편에서 결정해야 한다. 국민 편의적인 경제진단이하다. 정책은 쉬워야 하며 복잡하게 하면 안 된다. 우리 정책이 상당히 복잡한 측면이 있다. 예를 들어 창조 경제를 이야기하더라도 굉장히 복잡하다. 국민적인 입장에서 경기 진단을 해야 한다. 그리고 당국과 정책 입장에서 결정할 때는 국민이 바라는 사항을 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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