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세습은 없다" 가업승계 무한경쟁…700년 이어온 伊 와이너리 명가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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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스코발디 와이너리 CEO
年 900만병 생산·87개국 수출 "혁신 위해선 라이벌과도 제휴"
年 900만병 생산·87개국 수출 "혁신 위해선 라이벌과도 제휴"
“‘우리는 와이너리(와인 양조장)의 소유주가 아니라 수호자’라고 강조해 온 아버지의 말씀에 프레스코발디 700년 역사를 가능하게 한 경영철학이 들어 있습니다.”
한국 와인시장을 둘러보기 위해 최근 방한한 이탈리아 최대 와이너리 프레스코발디 CEO인 레오나르도 프레스코발디 회장(71·사진). 회사 설립자의 29대손인 그가 지난 24일 서울 무교동 한 식당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했다. 프레스코발디는 1308년에 설립된 이탈리아 에서 가장 오래된 와이너리로 29대째 가족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연평균 900만병의 와인을 생산해 86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프레스코발디 회장은 먼저 “혁신·전통·경쟁이 700년 이상 이어내려 오는 경영 원칙”이라고 밝혔다. 그는 “혁신을 위해선 라이벌과의 제휴도 마다하지 않았다”며 “1855년엔 경쟁관계인 프랑스의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등의 품종을 들여왔고 1960년대에는 안젤로 가야, 안티노리 등 다른 와인업체와 함께 온도조절 장치를 도입했다”고 전했다.
가족경영의 전통도 700년 경영의 원동력으로 꼽았다. 그는 “가업을 물려받을 때 아버지로부터 ‘우리는 와이너리의 소유주가 아니라 수호자’라는 가르침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의 와인을 개발하는 데 수십년이 걸리지만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시작한 작업이기 때문에 쉽게 중단하지 않았다”며 “단기적 수익의 압박을 넘어서 브랜드 가치를 높여갈 수 있는 힘은 이런 가족 간의 유대와 존경심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가족이라고 해서 무작정 경영을 맡기는 것은 아니다. 치열한 경쟁을 거친다. 지금도 10대에 불과한 손녀와 네 명의 조카가 동시에 후계자 수업을 받고 있다. 이 중 한명이 차기 경영자가 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프레스코발디 회장은 “1995년 이탈리아 최초의 와인 조인트 벤처를 만들고 수출에 본격 나섰다”고 말했다. 당시 미국 대표적 와이너리인 로버트 몬다비와 제휴해 만들어낸 제품이 와인 애호가에게 유명한 ‘루체’이다.
그는 영국왕실과의 인연도 소개했다. 이 기업은 14세기부터 영국왕실에 와인을 공급하고 있다. 그는 찰스 왕세자의 두번째 결혼식에 이탈리아에서 유일하게 초청받았다. 그는 “찰스 왕세자는 평소 와인을 즐기지 않지만 프레스코발디 와인은 좋아한다”며 “포도밭에 그가 직접 심은 포도 나무도 있다”고 전했다.
프레스코발디 와인은 1995년 한국에 처음 소개됐다. 그는 “유럽 미국 일본은 정체돼 있고 중국은 시장이 불투명해 진출이 어렵다”며 “한국은 세계에서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EU 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됐고 한국 와인시장의 눈높이가 점점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고급 와인을 찾는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한국 와인시장을 둘러보기 위해 최근 방한한 이탈리아 최대 와이너리 프레스코발디 CEO인 레오나르도 프레스코발디 회장(71·사진). 회사 설립자의 29대손인 그가 지난 24일 서울 무교동 한 식당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했다. 프레스코발디는 1308년에 설립된 이탈리아 에서 가장 오래된 와이너리로 29대째 가족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연평균 900만병의 와인을 생산해 86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프레스코발디 회장은 먼저 “혁신·전통·경쟁이 700년 이상 이어내려 오는 경영 원칙”이라고 밝혔다. 그는 “혁신을 위해선 라이벌과의 제휴도 마다하지 않았다”며 “1855년엔 경쟁관계인 프랑스의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등의 품종을 들여왔고 1960년대에는 안젤로 가야, 안티노리 등 다른 와인업체와 함께 온도조절 장치를 도입했다”고 전했다.
가족경영의 전통도 700년 경영의 원동력으로 꼽았다. 그는 “가업을 물려받을 때 아버지로부터 ‘우리는 와이너리의 소유주가 아니라 수호자’라는 가르침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의 와인을 개발하는 데 수십년이 걸리지만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시작한 작업이기 때문에 쉽게 중단하지 않았다”며 “단기적 수익의 압박을 넘어서 브랜드 가치를 높여갈 수 있는 힘은 이런 가족 간의 유대와 존경심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가족이라고 해서 무작정 경영을 맡기는 것은 아니다. 치열한 경쟁을 거친다. 지금도 10대에 불과한 손녀와 네 명의 조카가 동시에 후계자 수업을 받고 있다. 이 중 한명이 차기 경영자가 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프레스코발디 회장은 “1995년 이탈리아 최초의 와인 조인트 벤처를 만들고 수출에 본격 나섰다”고 말했다. 당시 미국 대표적 와이너리인 로버트 몬다비와 제휴해 만들어낸 제품이 와인 애호가에게 유명한 ‘루체’이다.
그는 영국왕실과의 인연도 소개했다. 이 기업은 14세기부터 영국왕실에 와인을 공급하고 있다. 그는 찰스 왕세자의 두번째 결혼식에 이탈리아에서 유일하게 초청받았다. 그는 “찰스 왕세자는 평소 와인을 즐기지 않지만 프레스코발디 와인은 좋아한다”며 “포도밭에 그가 직접 심은 포도 나무도 있다”고 전했다.
프레스코발디 와인은 1995년 한국에 처음 소개됐다. 그는 “유럽 미국 일본은 정체돼 있고 중국은 시장이 불투명해 진출이 어렵다”며 “한국은 세계에서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EU 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됐고 한국 와인시장의 눈높이가 점점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고급 와인을 찾는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