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석 한국투자신탁 주식운용본부장 "차화정 지고 글로벌 소비株 뜬다"
“과거에 수익성이 보장된 종목이라고 하면 자동차·화학·정유 관련주를 비롯한 소재·산업재 관련주를 주로 꼽았습니다. 그런데 2년여 전부터 해당 종목의 실적을 장담하기 어려워지면서 정보기술(IT)주를 비롯해 식품, 유통과 같은 글로벌 소비 관련주가 유력 투자종목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영석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49·사진)은 “시장의 큰 흐름을 파악하고 그에 적합한 투자를 해야 수익을 낼 수 있다”며 “IT·글로벌 소비 관련주는 새 정부의 정책 효과와 실적 개선 기대를 동시에 받는 종목”이라고 25일 말했다.

이 본부장이 운용하는 ‘한국투자 마이스터 펀드’의 편입 종목들도 IT·반도체·내수 관련주 중심이다. 지난 1월 말 기준 마이스터 펀드의 주요 편입 종목은 삼성전자(전체 상품 내 비중 20.03%) 삼성SDI(6.42%) SK하이닉스(5.82%) CJ제일제당(5.66%) 등이다.

이 본부장은 IT·글로벌 소비 관련주의 선방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을 주도해온 대형 소재·산업재주들이 IT·글로벌 소비 관련주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경기 회복이 필요한데, 당분간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코스피지수는 1900~2200 사이의 박스권에 머물면서 한동안 상승이 제한된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될 만한 획기적 정부 정책이나 글로벌 시장 상황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큰 폭의 주가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는 금리 인하, 엔화 가치 상승, 중국 경기 부양, 유럽 재정위기 완화 등을 꼽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가가 떨어진 대형주에 대해서는 저평가된 지금이 투자 적기라고 했다. 그러나 실적 개선 여부를 확신하기 어려운 만큼 단기적으로 접근하는 게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올 들어 급격히 주가가 상승한 중·소형주 가운데 일부 종목은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본부장은 “대형주들의 주가가 실적 부진 영향으로 잇따라 하락하자 중·소형주의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했다”며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기업, 시장 전략이 확고하지 못한 일부 기업은 주가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