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에서 많이 검색되는 용어를 보면 증시 등 금융시장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토비어스 프라이스 영국 워릭대 경영대학원 교수 연구팀은 이날 온라인 과학저널인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낸 논문에서 ‘주식’ ‘포트폴리오’ ‘경제학’과 같은 검색어가 늘어나는 것은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졌다는 증거로 이런 경우 일반적으로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반대로 이런 검색어가 줄면 주가가 오른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구글 검색어를 활용해 투자하면 상당한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2004년부터 2011년까지 ‘부채(debt)’라는 단어의 검색량을 바탕으로 단기 매매를 했다면 무려 326%의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구글은 매주 특정 단어의 검색량을 공개한다. FT는 이런 ‘빅 데이터’를 통해 금융시장의 움직임을 예측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지만 현실세계에서 수익으로 연결된다는 증거는 아직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헤지펀드 더원트캐피털마켓은 지난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의 메시지를 분석해 투자하는 펀드를 출시했지만 수익률이 기대에 못 미쳐 지난달 운용을 중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라이스 교수는 몇몇 투자회사와 이번 연구 결과를 실용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뉴욕 연방은행은 지난해 구글의 검색어 통계가 미국 주택지표나 환율, 독일 실업률과 같은 경제지표를 비교적 정확히 예측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차환’이라는 단어의 검색 빈도는 몇 주일 후 미 모기지은행가협회(MBA)가 발표하는 모기지 대출 차환 지수의 움직임과 거의 같았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